고려아연 "MBK 공개매수 당시 시세조종 의혹"…금감원 조사 요청

"공개매수 마지막 날 시장가 매도량 급증해 주가 하락"
"주가 인위적으로 낮춰 MBK 공개매수 참여 유도 의심"

고려아연 이사회가 열린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본사 안내판의 모습. 2024.10.11/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MBK파트너스·영풍(000670) 연합의 경영권 인수 시도를 방어하는 고려아연(010130)이 MBK가 공개매수 과정에서 시세조종 행위를 한 의혹이 있다며 금융당국에 조사를 요청했다.

고려아연은 MBK 공개매수 마지막 날인 14일 시장가 매도량이 급증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며 금융감독원에 관련 진정서를 제출하고 조사를 요구했다고 17일 밝혔다.

고려아연은 자사의 주가가 지난 14일 오후 1시 12분까지는 82만 원까지 꾸준히 상승했으나 두 시간 만에 77만9000원까지 하락하고 결국 79만3000원으로 장이 마감된 점이 부자연스럽다고 주장했다.

직전 거래일인 11일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매수 가격을 89만 원으로 물량을 20% 높인 것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올라 MBK 공개매수가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컸는데 주가가 하락하면서 MBK에 유리한 흐름이 형성됐다는 것이다.

고려아연은 "최고가인 82만원에서는 투자자에 따라 세금과 비용 문제로 장내매도가 유리할 수 있지만 주가가 80만원 아래로 떨어지면 MBK 공개매수에 응하는 게 더 이득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려아연은 이같은 주가 하락을 두고 "단시간 주가 급락 미스터리"라며 "고려아연 주가를 인위적으로 떨어뜨려 투자자들이 MBK 공개매수에 참여하도록 시장 환경을 조성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자본시장법에서 금지하는 시세조종 행위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주가가 최고가를 찍은 이후 특정 시간대에 수차례 매도량이 급증한 점을 미뤄봤을 때 의도적으로 특정 세력이 주가를 끌어내리려 했다는 합리적 의심이 제기된다"고 덧붙였다.

고려아연은 "당사가 접근할 수 있는 자료만으로는 단기간 주가 급락 사태의 경위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어 조사를 요청했다"며 "금감원이 '불공정거래 행위가 확인되면 엄중 조치하겠다'고 밝힌 만큼 조사 결과를 기다릴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MBK·영풍은 14일로 끝난 공개매수를 통해 고려아연 주식 5.34%를 주당 83만 원에 사들인다고 밝혔다. 기존 보유한 주식 33.13%를 더하면 MBK·영풍 측은 고려아연 지분 38.47%를 확보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 지분 규모(34%)를 앞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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