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산 첫 기아 전기차, 슬로바키아 생산 준비 막바지…유럽 거점 가동

슬로바키아 공장, 기아 유럽 핵심 거점…모비스도 인근에 핵심 전동화 부품 공장 구축
현대차그룹, 올해 주춤한 유럽 전기차 판매…EV3·캐스퍼 일렉트릭 출시로 만회

기아 슬로바키아 질리나 공장에서 생산 중인 스포티지.(기아 제공)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기아(000270)가 수개월 내 슬로바키아 공장에서 전기차(BEV) 생산을 시작한다. 현지 생산을 시작해 유럽 전기차 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1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수개월 내 슬로바키아 질리나 공장에서 전기차 생산을 시작한다. 기아가 유럽 현지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는 것은 이번 슬로바키아 공장이 처음이다.

마크 헤드리히 기아 유럽권역본부장은 최근 본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데니사 사코바 슬로바키아 경제부 장관을 만난 사실과 함께 질리나 공장의 전기차 생산 소식을 전했다. 헤드리히 본부장은 "질리나 공장 투자로 기아가 직면한 도전을 이겨낼 방안을 사코바 장관과 논의했다"고 했다.

슬로바키아 질리나 공장은 기아의 유럽 핵심 거점이다. 2006년 12월 가동을 시작한 기아의 첫 해외 생산 시설이다. 올해 상반기 누적 생산량 500만 대를 넘어섰다. 올해 1~8월 생산량은 23만 7570대로 미국 조지아 공장(23만 7700대)과 함께 기아의 최대 해외 생산 시설이다. 현재 스포티지를 비롯해 유럽 전략형 해치백 모델 씨드와 씨드 기반 CUV 엑씨드를 생산하고 있다.

기아는 지난 7~8월 약 1500억 원을 투입해 질리나 공장의 전기차 생산 설비를 구축했다. 국내 화성 공장서 생산 중인 니로 EV 등 다양한 차종을 현지 생산 검토 중이다. 기아는 지난 14일 파리모터쇼에서 EV3 유럽 출시를 알렸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지난 5월 '2024 범유럽 딜러대회'에서 "유럽은 기아의 글로벌 판매 및 전동화 전략 핵심 지역"이라며 "올해 EV3를 성공적으로 출시하고 EV 대중화 전환기를 적극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는 올해 EV3를 시작으로 향후 EV4, EV5 등을 추가로 출시해 2026년 전기차 풀라인업을 갖출 계획이다.

2024 파리모터쇼에서 선보인 기아 EV3.(기아 제공)

업계는 슬로바키아 공장의 전기차 생산 시작으로 유럽 전기차 판매 확대와 현대차그룹의 유럽 전동화 구축 작업이 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1~8월 기아의 유럽 전기차 판매량은 4만 5147대로 1년 전 같은 기간 5만 2144대보다 13% 감소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도 전년 대비 약 25% 줄어든 3만 5461대다. 현대차그룹은 기아 EV3와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현지명 인스터)을 출시해 유럽 전기차 판매량 회복을 노린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005380) 체코 공장, 기아 슬로바키아 공장 등 동유럽 일대를 전동화 전략 요충지로 삼고 있다. 여기에 현대모비스(012330)가 질리나 공장 인근 노바키에 전기차 핵심 부품인 PE(파워 일렉트릭) 시스템 공장을 추가로 구축할 계획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달 체코를 방문해 "최근 전기차 시장 지각변동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혁신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우리의 변함없는 노력은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라며 "품질과 안전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yagoojo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