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조 잭팟' LG엔솔, 美포드 상용차 100만대분 배터리 공급(종합)

포드사와 109GWh 규모 전기 상용차용 NCM 배터리 장기공급 계약
김동명 사장 "상용차 시장서 경쟁력 입증…차별화된 고객가치 실현"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사장이 7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에너지솔루션 첫 비전공유회에서 비전 및 중장기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제공) 2024.10.7/뉴스1 ⓒ News1 최동현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미국 자동차 업체 포드(Ford)와 '배터리 동맹'을 맺었다. 2026년부터 2032년까지 6년간 109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전기 상용차용 삼원계 배터리를 공급한다. 업계에선 계약 규모가 13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포드사와 109GWh 규모의 전기 상용차 배터리 셀·모듈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15일 공시했다. 제품은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에서 전량 생산될 예정이다. 이는 전기차 10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이번 계약은 지난해 양사가 추진했던 튀르키예 배터리 합작법인 공급 물량과 신규 추가 수주 물량 등이 포함돼 있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은 포드에 2027년부터 2032년까지 6년간 75GWh, 2026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34GWh 규모를 공급하게 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경영상 비밀 유지를 이유로 구체적인 금액은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공급 물량 규모상 13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BNEF) 발표 기준인 지난해 셀 가격(kWh당 89달러)과 현재 환율을 반영한 추정치다.

LG에너지솔루션이 포드에 공급하게 될 배터리는 포드의 차세대 전기 상용차 모델인 이-트랜짓(E-Transit)에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고출력과 장수명·고에너지밀도가 요구되는 상용 전기차 모델 특성상 'NCM(니켈·코발트·망간) 파우치형' 배터리인 것으로 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전기 상용차 시장은 수익성이 높으나 승용차보다 훨씬 더 높은 사양을 요구해 업계에서도 섣불리 진입하기 어려운 시장"이라며 "이번 계약은 LG에너지솔루션의 제품이 고객의 높은 요구조건을 만족할 수 있는 성능과 품질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양사는 지난해 초 튀르키예 앙카라 지역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JV) 설립을 추진했으나,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등 시장 상황을 고려해 LG에너지솔루션 기존 생산공장에서 물량을 공급하는 것으로 계획을 수정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포드와의 대규모 배터리 공급 계약을 통해 수주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고, 폴란드 공장의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데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포드의 차세대 핵심 모델에 자사 배터리를 공급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입증하게 됐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CEO) 사장은 "이번 계약은 전기 상용차 시장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의 높은 기술 경쟁력과 혁신적인 제품 경쟁력을 증명한 사례"라며 "탄탄한 현지 생산능력을 적극 활용해 유럽 시장에서 선도적 지위를 공고히 하고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제품을 선보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포드의 대표적인 상용차 전동화 모델인 이트랜짓을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한 파트너로 LG에너지솔루션을 선정한 것은 의미가 깊다"며 "포드의 까다로운 기준과 가격 경쟁력, 성능은 물론 4~6년간 109GWh에 달하는 물량을 소화할 수 있는 글로벌 생산능력을 갖춘 배터리 업체는 업계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유일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양사는 그동안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공장에서 생산해 오던 포드 머스탱 마하-E용 배터리를 2025년 내 LG에너지솔루션의 미시간 공장에서 생산하는 데 합의했다. 이를 통해 양사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북미 시장 환경을 적극 활용해 사업 효율성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