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시스템 '위성간 레이저 통신' 국내 첫 성공…우주인터넷 성큼

1.4km 거리에서 초당 1Gb 인터넷 원거리 접속 성공

지난 2월부터 6일까지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대한민국 국제방위산업 전시회(KADEX) 2024'에서 한화시스템이 전시한 저궤도 위성용 '위성 간 레이저 통신(ISL·Inter Satellite Link)' 장비 실물(한화시스템 제공).2024.10.15.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한화시스템은 15일 국내 최초로 위성 간 레이저 통신(ISL·Inter Satellite Link) 성능 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ISL은 저궤도 위성에 탑재돼 위성 대(對) 위성의 데이터를 레이저로 주고받으며 통신을 가능하게 하는 장비로, '우주 인터넷'에 필수적이다.

지난 8일부터 사흘간 광주과학기술원(GIST) 부지에서 저궤도 위성용 ISL 장비의 첫 중거리(장비 간 거리 약 1.4㎞) 통신 성능 시험을 진행한 한화시스템은 초당 1Gb의 전송 속도로 인터넷을 원거리에서 접속하는 데 성공했다.

국내에서 ISL 장비 개발 및 성능 시험이 성공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시험이 이뤄진 지상은 우주 공간에 비해 대기 외란 등 통신 장애 요소와 날씨·지형 변수가 많다.

ISL 기술이 적용된 저궤도 위성은 스마트폰 무선통신에 쓰이는 전파가 아닌 빛의 영역인 '레이저'를 이용해 통신하기 때문에 대용량의 데이터를 지연이나 끊김이 없이 처리할 수 있다.

현재 미국·독일·일본 등 일부 선진국만 관련 기술을 확보했다. 미국 항공우주 기업을 중심으로 ISL 탑재 저궤도 위성 통신망을 구축하려는 시도가 활발하다. 스페이스X의 '스타 링크'와 아마존의 '카이퍼 위성'이 대표적이다.

군집으로 운용되는 저궤도 위성 간 통신이 실현되면, 지상 기지국 1곳 만으로도 세계 어디서나 국경을 넘어 고속 통신이 가능해진다. 산악·밀림·해양·극지대 등 오지와 전쟁 지역에서 통신이 두절되는 문제를 대폭 해소할 거란 기대를 모은다.

한화시스템은 40년 이상 쌓아 온 전자광학 및 레이저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난 2021년부터 광학·레이저 분야 국내 유일 전문 연구소인 GIST 산하 고등광기술연구소와 함께 ISL 관련 기술 개발 협력을 이어 왔다.

한화시스템은 연내 고등광기술연구소 및 스위스 베른대학교 응용물리연구소와 협업해 우주 환경과 유사한 해발 400m 이상 산악 고지대에서 추가 ISL 성능 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 저궤도 위성 통신 분야에서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고 향후 미주·유럽 등 해외 시장에도 적극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시스템이 지난 8~10일 광주과학기술원(GIST) 부지에서 저궤도 위성용 '위성 간 레이저 통신(ISL·Inter Satellite Link)' 장비의 첫 중거리(장비 간 거리 약 1.4㎞) 통신 성능 시험을 진행한 모습(한화시스템 제공). 2024.10.15.

seongs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