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PC' 무서운 질주, 2년 뒤 점유율 50%…메모리업계 효자 온다

2분기 출하량, 1분기 2배…점유율 25년 40%, 26년 50% 전망
복잡한 AI 연산에 고성능 메모리 필요…"삼성·SK 실적 긍정적"

삼성전자의 차세대 인텔 AI 칩셋을 탑재한 코파일럿+ PC '갤럭시 북5 프로 360' (삼성전자 제공). 2024.9.4/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올해부터 본격 양산되기 시작한 인공지능(AI) PC의 출하량이 매 분기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2026년에는 전체 PC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데이터 처리량이 많은 AI PC는 일반 PC보다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가 있어야 하는 만큼, 향후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시장조사기관 캐널라이즈에 따르면 올해 2분기 AI PC 출하량은 880만 대로 1분기(400만 대)보다 120% 증가했다. AI PC의 전체 PC 시장 점유율도 1분기 7%에서 2분기 14%로 증가했다.

3분기와 4분기도 각각 전 분기 대비 50%의 증가율을 기록해 올해 AI PC 연간 출하량은 4400만 대에 달할 전망이다.

AI PC에는 클라우드 기반 AI 설루션을 연결하지 않고 내재적으로 AI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전용 칩이 장착된다. AI PC 전용 칩에는 일반적인 CPU(중앙처리장치)와 GPU(그래픽처리장치)에 더해 AI 연산에 특화된 NPU(신경망처리장치)가 추가로 탑재된다.

AI PC는 복잡한 인공지능 연산과 작업을 수행하는 만큼 일반 PC보다 고성능의 메모리가 요구된다.

업계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차세대 운영체제 '윈도12'에 향상된 버전의 AI 비서 '코파일럿'을 탑재하면서 최소 램(RAM) 요구사항을 16기가바이트(GB)로 설정할 것으로 예상한다. 기존 윈도11의 최소 램 조건은 4GB다.

AI PC는 데이터 전송 속도가 빠른 고성능 낸드 또한 요구된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PC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내놓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6월 읽기와 쓰기 속도가 각각 초당 14GB, 12GB인 AI PC용 SSD 'PCB01'를 개발했고 연내 양산한다. 삼성전자도 지난 4일 AI PC에 최적화된 SSD 'PM9E1' 양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에 AI PC 보급이 확대될수록 메모리 수요가 늘어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 PC는 기본적으로 처리하는 데이터의 양이 많아지기 때문에 메모리 반도체 수요도 더 커질 것"이라며 "특정 업체가 아니라 모든 업체가 AI PC를 내세우고 있기 때문에 반도체 업계 입장에서는 호재"라고 말했다.

AI PC 성장세는 내년이 더 폭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캐널라이즈는 내년 AI PC 출하량이 올해보다 134% 증가한 1억 300만 대에 달해 전체 PC 시장의 40%를 점유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2026년에는 점유율 50%를 넘고 2028년 출하량 2억 대를 돌파해 전체 시장의 7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AI 칩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대항마인 AMD 리사 수 회장 겸 최고경영자는 지난달 골드만삭스가 주최하는 코뮤나코피아 기술 콘퍼런스에서 "AI PC는 지난 10년간 PC 시장에 등장한 가장 중요한 혁신"이라며 "교체주기를 고려할 때 내년에 AI PC가 상용 PC 교체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