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나 못들어간 최태원 차녀 결혼식장…아무도 못앉은 빈 테이블
실종·전사한 군인 기리는 미군 의식 '실종자 테이블'…장미·촛불 등 놓여
'美 해병대 장교' 신랑 케빈 황 감안…해군 장교 출신 민정씨와 인연
- 김종윤 기자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13일 백년가약을 맺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차녀 민정 씨와 신랑인 중국계 미국인 케빈 황 씨의 연결고리는 '군(軍)'이다. 이들은 미국에서 이웃 주민으로 살며 군이라는 공통점으로 친해진 것으로 전해진다. 결혼식장에 미군 전통 의식을 살려 '실종자 테이블'(Missing man table)을 마련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이날 오후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호텔 비스타홀에서 열린 민정 씨의 결혼식엔 양가 친인척, SK그룹 경영진, 재계 인사 등 하객 500여 명이 참석했다.
식장 한쪽에는 아무도 앉지 않은 실종자 테이블이 놓였다. 이는 실종 또는 전사한 군인을 기리는 의미다. 하얀 테이블 위엔 장미, 레몬 한 조각, 촛불 등이 놓였다. 장미는 순직·실종된 동료 군인의 피를 상징하고, 레몬 한 조각은 쓰라린 운명을 뜻한다고 한다.
두 사람은 군이란 공통점으로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0년 미국 워싱턴 DC에 거주할 당시 황 씨는 미 국방부(펜타곤)에서 근무 중이었다. 최 씨는 SK하이닉스 '인트라'에서 일하고 있었다. 동네 이웃으로 만난 두 사람은 서로의 군 복무 경험을 나누며 급속도로 가까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민정 씨는 지난 2014년 일반적인 재벌가 행보와 달리 해군 사관후보생으로 자원입대했다. 2015년 청해부대 소속으로 아덴만에 파병된 데 이어 2016년엔 서해 최전방 북방한계선(NLL)을 지키는 해군 2함대사령부에서 임무를 수행했다.
케빈 황 씨는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태어나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 경영학석사(MBA)를 졸업하고 미 해병대 장교로 복무했다. 2020년 약 1년간 평택 미군기지에서 주한미군으로 복무한 경력도 있다. 지금은 해병대 예비역으로 전환해 스타트업을 운영 중인데, 조만간 현역으로 다시 전환해 미군 특수부대에서 근무할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이 한미동맹 후원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점도 공교롭다. 지난해 한미동맹재단이 추진한 6·25 참전용사 추모비 건립 사업을 후원했다. 최 회장은 직접 임진각 보훈단지에서 열린 고(故) 윌리엄 E. 웨버 대령과 존 K. 싱글러브 장군의 추모비 제막식에 참석했다.
passionkj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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