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주 최태원·노소영' 워커힐 예식장엔…100m 밖 '철통 보안'

(서울=뉴스1) 최동현 박종홍 기자 = # '결혼식 참석자 차량 외에 진입 불가합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차녀 민정(33) 씨의 결혼식이 열리는 13일. 비스타 워커힐 웨딩홀 반경 100m 앞에 외부인 출입을 막는 입간판이 등장했다. 호텔 내부와 지하 주차장에서 웨딩홀로 향하는 길목에도 곳곳에 '결혼식 하객 외에 입장 불가' 팻말이 붙었고, 입구마다 내부를 엿볼 수 없도록 가림막까지 설치됐다.

'SK그룹 둘째 딸' 민정 씨의 결혼식이 열리는 이날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호텔 비스타홀에선 이례적인 '철통 봉쇄' 속에서 통제가 이뤄지고 있었다. 결혼식 예정 시각은 오후 1시였지만, 두 시간 전부터 건물 안팎의 모든 입구마다 검은색 정장을 입은 경호원들이 포진하며 출입객의 신원을 꼼꼼히 살폈다.

민정 씨는 이날 중국계 미국인이자 미 해병대 예비역 장교인 케빈 황(34) 씨와 백년가약을 맺는다. SK그룹 친인척 일가를 비롯해 주요 그룹 총수들과 정관계 인사 등 500여명이 참석할 전망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에게 사전 초청장이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민정 씨의 부모인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도 나란히 혼주석에 앉는다. '세기의 이혼'으로 불리는 지난 5월 이혼소송 항소심 판결 이후 처음 두 사람이 얼굴을 맞대는 자리다.

앞서 서울고법 가사2부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 분할로 1조 3808억1700만 원과 20억 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1심이 재산 분할로 665억 원, 위자료로 1억 원을 인정한 금액 대비 20배 수준이다. 양측은 재산분할을 제외한 '이혼한다'는 판결엔 동의한 만큼 사실상 이혼이 확정된 상태다.

이날 결혼식엔 최 회장과 노 관장을 비롯해 최재원 수석부회장, 사촌인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친인척 대다수가 자리할 것으로 보인다.

외가인 고(故) 노태우 대통령의 아들 노재현 변호사도 결혼식 1시간 전인 오전 11시55분쯤 일찌감치 식장을 찾았다. 오후 12시24분쯤 식장에 도착한 최태원 회장의 사촌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은 "(두 사람의 결혼으로) 행복하다. 얼마나 행복해 오늘"이라며 덕담을 건네기도 했다.

민정 씨와 황 씨는' 군(軍)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계기로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정 씨는 2014년 재벌가 딸로서는 이례적으로 해군 사관후보생에 지원해 해군으로 복무했고, 황 씨는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태어나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 경영학석사(MBA)를 졸업하고 미 해병대 장교로 복무해 왔다.

두 사람은 2020년 미국 워싱턴 DC에서 이웃 사이로 우연히 만났다고 한다. 당시 황 씨는 미 국방부(펜타곤)에서 근무 중이었고 민정 씨는 SK하이닉스 '인트라'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서로의 군 복무 경험을 나누며 급속도로 관계가 발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