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겨울' 없다, 적어도 SK는"…높아지는 3Q 실적 기대감
삼성전자 실적 발표 후 3Q 영업익 전망치 잇달아 높여…7조 전망
中 범용 D램 공습에도 '업계 1위' HBM 성장 효과…DDR5·eSSD 수요도 견조
- 김재현 기자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올해 3분기 '반도체 양강'의 실적 희비가 엇갈릴 모양새다. 고전했던 삼성전자(005930)와 달리 'HBM(고대역폭메모리) 리더십'을 앞세운 SK하이닉스(000660)는 '반도체 겨울론'을 피해 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특히 삼성전자 잠정실적 발표 후 SK하이닉스를 향한 시장의 눈높이가 다시 상향 조정되면서 이 같은 예상이 힘을 받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최근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을 7조 원 안팎으로 예상한다는 보고서를 잇달아 냈다. 시점은 지난 8일 삼성전자 잠정 실적 발표 이후다. SK하이닉스는 오는 24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증권사별 예상치를 보면 유안타증권 7조 원, 상상인증권 6조9676억 원, IBK투자증권 6조8200억 원 등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6조7644억 원이다.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은 최근 한 달 새 널뛰기 중이었다. 지난달 초 7조 원 초반대였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이달 초 6조5000억~6조7000억 원 수준으로 낮아졌다가 열흘 만에 다시 7조 원대를 향하고 있다.
실적 눈높이를 재상향한 건 SK하이닉스가 시장 선두를 달리는 HBM 수요에 대한 기대감으로 분석된다. HBM은 AI(인공지능) 반도체 핵심 부품이자 일반 D램보다 5배 이상 비싼 고부가 메모리다. 삼성전자 3분기 실적이 기대치보다 낮았던 것도 HBM의 더딘 시장 경쟁력 확보가 한몫했다.
정민규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5세대 HBM인) HBM3E 8단과 12단 양산 본격화에 따라 시장 내 기술 리더십과 가장 높은 수율을 확보한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 속도는 (경쟁사들과) 차별화될 전망"이라고 했다.
관건은 레거시 메모리다. 3분기 들어 중국 업체들이 범용 D램 공급을 확대하면서 SK하이닉스에도 영향을 줬을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도 3분기 실적 부진 이유 중 하나로 "중국 메모리 업체의 레거시 제품 공급 증가"를 꼽은 바 있다.
다만 수익성 큰 HBM이 이를 상쇄했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의 3분기 HBM 매출 비중을 전체의 30% 수준으로 보고 있다. DDR(더블데이터레이트)5와 낸드인 eSSD(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등 다른 AI 메모리의 견조한 수요도 실적 상승에 기여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전망치를 감안하면 SK하이닉스는 3분기 역대 최대 영업이익이 점쳐진다. 앞선 최고 기록은 반도체 호황기인 2018년 3분기 6조4724억 원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3분기 영업이익(예상치 5조2000억~5조4000억 원)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4분기도 희망적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7조9646억 원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4분기 HBM 가격은 직전 분기 대비 8~13%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기간 0~5% 가격 상승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범용 D램과 대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이 엇갈리는 건 결국 HBM"이라며 "인공지능 시대에는 초격차 기술을 토대로 한 AI 메모리 리더십 확보가 사업의 명운을 좌우하는 셈"이라고 했다.
kjh7@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