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의 '골든골'…영풍정밀·고려아연 매수가 '동시상향'(종합2보)
영풍정밀 3만5000원·고려아연 89만원 제시…'동결' MBK-영풍보다 높아
고려아연 공개매수 최대 수량도 20%로 늘려…주주들 반응 주목
- 최동현 기자, 김종윤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김종윤 기자 = 최윤범 고려아연(010130) 회장이 11일 승부수를 띄웠다.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가격은 83만 원에서 89만 원으로, 영풍정밀 대항공개매수 가격은 3만 원에서 3만5000원으로 높였다. MBK파트너스-영풍 측이 '추가 상향은 없다'고 밝힌 상태에서 더 높은 매수가를 제시해 경영권 분쟁 승리에 쐐기를 박겠다는 전략이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 회장 일가가 출자한 특수목적법인(SPC)인 제리코파트너스와 고려아연은 이날 오전 연달아 공개매수가 상향 내용을 담은 정정 신고를 공시했다. 11일은 고려아연과 제리코파트너스가 열흘 연장 없이 매수가를 높일 수 있는 마지막 날이다.
제리코파트너스는 영풍정밀(036560) 대항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3만 원에서 3만 5000원으로 16.6% 인상했다. 제리코파트너스는 최윤범 회장과 최씨 일가에서 출자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이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의 지분 1.85%를 보유하고 있어 경영권 분쟁의 '핵심 고리'로 통한다.
고려아연의 영풍정밀 매수 예정 수량은 25%로 기존과 동일하다. 공개매수 주관사에는 하나증권과 함께 KB증권이 추가됐다. 1181억 원이었던 총투입 기존 금액은 공개매수가 인상으로 1378억 원으로 늘어났다.
고려아연도 이날 이사회를 열고 자사주 공개매수 가격 인상을 결의, 기존 83만 원에서 7.23% 높은 89만 원으로 상향한다고 공시했다. 최대 수량도 기존 15.5%에서 17.5%로 늘렸다. 공동매수자인 사모펀드 베인캐피탈의 매수량(2.5%)을 합치면 총 20%로 사실상 유통 주식 물량 전체가 매수 대상이다.
시장에선 최윤범 회장이 경영권 분쟁의 승기를 잡기 위한 '필승 카드'를 꺼냈다고 본다. MBK-영풍 측이 공개매수가(영풍정밀 3만 원·고려아연 83만 원)를 더 높이지 않겠다고 공언한 시점에, 훨씬 더 높은 매수가를 제시했다.
이에 주주들의 반응이 주목된다. MBK-영풍 측의 영풍정밀·고려아연 공개매수 종료일은 오는 14일로 최윤범 회장 측보다 최대 9일 빠르다. 통상 공개매수 종료일이 빠를수록 유리하지만, 주주들이 최 회장의 제시가가 더 매력적이라고 판단할 경우 판세가 뒤바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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