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영풍, 고려아연 콜옵션 진실게임 "고정됐다" vs "배임 논란"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MBK파트너스와 영풍(000670)의 고려아연(010130) 공개매수 싸움이 콜옵션(주식매도청구권) 행사가격의 진실게임으로 번졌다. 고려아연은 MBK와 영풍 간 콜옵션 계약에 대해 배임 가능성을 제기했고, 영풍 측은 합의된 가격으로 고정돼 있다고 반박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일부 언론은 MBK와 영풍 간 주주 계약이 MBK에 유리한 구조로 체결돼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MBK는 영풍과 콜옵션 계약을 맺고 오는 14일까지 주당 83만 원에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진행 중이다. 이후 공개매수로 사들인 고려아연 주식과 영풍의 기존 지분을 합쳐 이 중 50%와 1주를 MBK가 사들이는 구조다. 최종적으로 MBK가 고려아연의 최대 주주로 올라서고 경영권을 맡는다. 즉 영풍은 MBK가 최대 주주가 될 수 있도록 기존 보유한 지분 일부를 무조건 넘겨야 한다.

의혹의 쟁점은 MBK가 콜옵션 계약에 따라 공개매수가의 인상 부담을 영풍에 떠넘기는 구조로 체결돼 있다는 것이다. 관련 보도에선 공개매수 가격이 75만 원으로 올랐을 때 콜옵션 행사가격은 62만 원, 공개매수가가 83만 원으로 상향되면 콜옵션 행사가격은 58만 5000원으로 줄어든다고 계산했다. 즉 MBK는 공개매수가를 올리면 그만큼 기존 영풍이 소유한 고려아연 지분을 싸게 살 수 있는 조건이다.

고려아연 측은 영풍이 보유한 자산을 헐값에 넘길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회사 관계자는 "영풍 이사회의 심각한 배임 논란과 국가기간산업 침탈과 훼손이란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MBK와 영풍은 콜옵션 가격과 산정 방식을 오해할 여지 없이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형진 및 영풍 이사들은 업무상 배임 등 형사책임과 손해배상 등 민사책임을 피하기 어렵다"며 "영풍에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는 중대한 위법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영풍은 콜옵션 행사 가격에 대해 고정돼 있다고 주장했다. 영풍 측은 "공개매수 가격이 인상되면 영풍과 MBK 파트너스 모두에게 비례적으로 부담이 증가한다"며 "콜옵션 행사 가격은 고려아연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해 결정돼 있다"고 반박했다.

passionk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