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회장측, 영풍정밀 대항공개매수 전략 '장고'…11일 분수령
제리코, 7일 이사회서 핵심 사안 결정 못 해…금주 재소집 전망
매수가 높이고 수량도 늘릴 듯…거래 종료일 염두 셈법도 복잡
- 최동현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최윤범 고려아연(010130) 회장이 경영권 분쟁의 '핵'인 영풍정밀(036560) 대항공개매수 전략을 두고 장고(長考)에 들어갔다.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이 동일 가격인 3만 원으로 매수가를 올린 상황이라 최 회장 측의 추가 가격 인상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인상 시점에도 눈길이 쏠리고 있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최윤범 회장과 최창영 고려아연 명예회장, 최창규 영풍정밀 회장이 출자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제리코파트너스는 이날 오전 이사회를 소집했지만 영풍정밀 대항공개매수 가격 인상 여부나 인상 폭, 인수 수량 확대 등 핵심 사안은 결정짓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최 회장 측은 지난 2일 영풍정밀 주식을 주당 3만 원에 사겠다며 대항공개매수를 개시했다. 그러자 MBK-영풍은 종전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4일 공개매수가를 동일하게 3만 원으로 높여 맞불을 놨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 지분 1.85%를 들고 있어 경영권 분쟁의 핵심 고리로 통한다.
제리코파트너스는 이번주 중 다시 이사회를 열어 대항공개매수 가격 인상을 논의·결의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선 최 회장 측이 대항공개매수 가격을 최소 3만5000원보다 높게 설정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날 기준 영풍정밀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8.95% 오른 3만4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 회장 측은 영풍정밀 주식 인수 수량도 확 늘릴 가능성이 높다. MBK-영풍 측의 매수 예정 물량은 영풍 지분의 43.43%로 제리코파트너스(25%)보다 많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과 달리 개인주주 비중이 많은 만큼, 최 회장 측이 확실한 승기를 잡으려면 매력적인 가격과 안정적인 청약률을 시장에 제시해야 한다.
제리코파트너스가 대항공개매수 가격 인상을 언제 발표할지도 초유의 관심사다. 현재 영풍정밀 공개매수 종료일은 MBK-영풍 측 14일, 제리코파트너스 21일이다. 공개매수가 먼저 끝나는 쪽에 청약이 몰릴 가능성이 높은 만큼, 동일 가격이라면 최 회장 측이 불리한 입장이다.
이에 따라 최 회장 측이 추가 열흘 연장을 하지 않고 공개매수가를 조정하려면 늦어도 11일까지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예컨대 제리코파트너스가 11일 대항공개매수가 가격 인상 공시를 내고, MBK-영풍이 즉시 맞대응한다면 MBK-영풍 측 공개매수 기간은 21일로 늘어나 동일한 기간 조건을 갖출 수 있다.
한편 최 회장 측은 영풍 주식 매각 대금 약 300억 원을 영풍정밀 대항공개매수 자금으로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윤범 회장과 최창영 명예회장 등 최씨 일가는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2일까지 영풍 주식 7만9300주를 298억 원에 매각했다. 주당 매각가는 37만6597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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