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잊은 전쟁' 영풍·MBK·고려아연…내일 국감은 나란히 불출석
고려아연 "영풍, 대표이사 부재로 사외이사만으로 중대 결정 문제"…영풍정밀도 '가처분 신청'
최윤범측 내일 영풍정밀 매수가 또 올릴 듯…MBK "고려아연 자사주 매수가 올려 재무리스크"
- 금준혁 기자, 박소은 기자, 한병찬 기자
(서울=뉴스1) 금준혁 박소은 한병찬 기자 = 고려아연(010130)과 MBK파트너스·영풍(000670) 경영권 공방이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 하루를 앞둔 주말에도 계속됐다. 다만 국감 증인으로 각 사 수장이 모두 불참을 예고하며 양측이 국회에서 정면으로 맞붙는 모습은 보기 힘들 전망이다.
고려아연은 6일 입장문을 통해 "MBK와 영풍의 주주 간 계약이 중대한 법적 하자가 있어 원천 무효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영풍의 대표이사 2명이 중대재해 등으로 모두 구속된 상태에서 사외이사들만으로 이뤄진 이사회가 영풍 회사 자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고려아연 지분 절반 이상을 처분하며 주주총회 특별결의 없이 MBK와 주주 간 계약을 체결한 것은 위법이라는 게 고려아연 측 주장이다.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의 주식 가치는 최초 공개매수 가격 66만 원 기준 3조 4774억 원, 이번에 인상한 83만 원을 적용하면 4조 4000억 원에 육박한다는 것이다.
최윤범 회장 작은아버지인 최창규 회장이 경영을 맡고 있는 영풍정밀(036560)도 영풍의 주주(지분 1.85%)로서 이를 문제 삼아 고려아연을 지원사격했다. 영풍정밀은 이날 서울중앙지법에 영풍과 MBK가 맺은 주주 간 계약 및 금전소비대차 계약의 이행을 금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적대적 인수합병(M&A)이 이뤄지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 공급하고 있는 황산 공급망에도 차질이 생길 것이라며 여론전에 나섰다.
그간 고려아연은 산업통상자원부에 자사의 이차전지 소재 관련 특허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판정해 달라며 신청서를 제출하고,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이제중 부회장을 전면에 내세우며 기자회견을 여는 등 비철금속 분야 경영 경험이 없는 사모펀드 MBK의 약점을 공략해왔다.
반면 MBK와 영풍 연합은 글로벌 투자 리서치 플랫폼 '스마트카르마'를 인용해 "고려아연 소액주주들을 위한 최선의 이익이 아니다"라며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를 비판했다.
MBK·영풍 측은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위해 공개매수를 시작한 뒤 당초 66만 원이던 공개매수 가격을 66만 원에서 75만 원으로 올렸다가 고려아연이 이에 맞서 83만 원에 자사주 공개매수에 나서자 다시 83만원으로 가격을 상향했다.
여기에 고려아연 측이 추가로 가격을 인상하면 고려아연의 재무구조에 더 큰 리스크를 부과하는 것이라는 게 영풍 연합 주장이다.
주말 장외 설전을 벌인 고려아연과 MBK·영풍의 국감 출석 여부는 불투명하다.
7일 열리는 산자위 증인으로 채택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장형진 영풍 고문은 해외 출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중요 이사회를 사유로 불출석 의사를 전달했다. 고려아연 측에서는 박기덕 사장이 대신 출석할 계획이며, 영풍 측은 미정이다.
한편 최 회장과 그의 작은아버지인 최창영 고려아연 명예회장, 최창규 영풍정밀 회장이 출자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제리코파트너스는 7일 이사회를 열 예정이다.
고려아연과 함께 공개매수 경쟁이 붙은 영풍정밀 공개매수 가격을 3만 원에서 추가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MBK 측이 2만 원에 공개매수를 시작한 뒤 2만5000원으로 인상했고, 이에 최 회장 측이 3만 원에 대항 공개매수로 맞서자 MBK는 다시 3만 원으로 상향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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