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삼성전자 임원 자사주 매입 121억 '역대급'인데…6만전자 위태
우선주 포함시 2022년 연간 매입 규모보다 많아…유병길 부사장 1.8만주 '최다'
전방위 사업 위기론에 주가 방어 효과 못내…9월 한달 52억 집중 매수에도 하락 지속
- 박주평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삼성전자(005930) 임원들이 올해 매입한 자사주 규모가 약 121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 하락세를 방어하려는 임원들의 책임경영 의지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전 사업 부문에서 위기론이 불거지면서 '6만 전자' 방어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 임원 51명은 올해 들어 9월 말까지 보통주 17만1047주, 120억9848만 원어치를 매입했다.
가장 많은 자사주를 매입한 임원은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총 1만8082주(13억7582만 원)를 매입한 유병길 미국법인 담당 부사장이다. 평균 매수단가는 7만6087원이다. 유 부사장의 자사주는 기존 1만1300주를 포함해 총 2만9382주다.
다음으로는 장세명 기획팀장(부사장)이 올해 3월 1만3677주(9억9569만 원)를 매입했다. 박학규 경영지원실장(사장)이 6월 5500주, 9월 6000주 등 총 1만1500주(8억645만 원)를 사들여 그 뒤를 이었다.
DX부문장인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은 9월 초 주당 7만3900원에 1만주를 매입했다. DS부문장인 전영현 부회장은 6월에 주당 7만5200원에 5000주, 9월 주당 6만2700원에 5000주 등 총 1만주를 매입했다.
이 밖에 노태문 MX사업부장(사장)이 6월과 9월 각각 주당 7만3500원, 6만9500원에 5000주씩, 최경식 북미총괄 사장이 9월 주당 6만2800원에 1만주를 매입했다.
통상 주가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핵심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책임경영 의지를 나타내며 주가를 방어하는 역할이 기대된다.
임원들의 연간 자사주 매입이 가장 많았던 2022년(18만 2661주, 121억747만 원어치)도 삼성전자 주가가 하락세를 보인 시기다. 2021년 말 7만8300원이던 삼성전자 주가는 2022년 말까지 29% 하락한 바 있다.
사업지원TF 담당임원인 이동우 부사장이 올해 3월과 6월 각각 1만주씩 총 2만주 매입한 우선주까지 고려하면 올해 자사주 매입 규모는 2022년보다 많다.
삼성전자 주가는 올해 6월 임원들의 자사주 42억 원어치 매입 이후 7월에 8만 원대를 회복했지만, 8월 초 미국 반도체주 폭락과 경기침체 우려로 대폭락하면서 짧은 반등 이후 줄곧 내리막을 타고 있다.
지난달에는 6월보다 많은 52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에도 하락세를 반전시키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일 52주 신저가(종가 기준) 6만600원을 기록하며 '6만 전자' 방어도 위태로운 형국이다.
이는 핵심 사업인 반도체는 물론 휴대전화, 가전 등 모든 사업 부문에서 다른 업체들과 경쟁이 심화하며 위기론에 직면한 탓이다. 인공지능 시대 핵심 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에서 뒤처졌고, 휴대전화와 가전 사업도 각각 전통적인 경쟁사인 애플, LG전자에 더해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매섭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2일 목표주가를 11만 원에서 9만5000원으로 하향하면서 "예상을 하회하는 스마트폰 수요, 레거시 메모리 수요 둔화와 경쟁사 대비 늦은 HBM 시장 진입 등 반도체 부문 우려 가중, 환율 영향 등으로 3분기 실적 눈높이를 낮췄다"고 설명했다.
IBK투자증권도 3분기 일회성 비용으로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 감소를 전망하면서 목표주가를 11만 원에서 9만5000원으로 내려 잡았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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