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영풍, 공개매수가 83만원·최소수량 삭제…머니게임 확전(종합)

66만→75만→83만 두 번째 상향…최소매입수량 문구도 똑같이 삭제
MBK vs 고려아연 "1주라도 사겠다"…14일까지 분쟁 연장전 돌입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최동현 박종홍 기자 = MBK파트너스-영풍(000670) 연합이 고려아연(010130) 공개매수 가격을 주당 83만 원으로 한번 더 높였다. 고려아연이 이날 주당 83만 원에 자사주 공개매수에 나서자 동일한 가격으로 맞불을 놓은 것이다. MBK-영풍도 고려아연처럼 공개매수 최소 수량을 삭제하면서, 양측 분쟁이 물러설 곳 없는 '극한 경쟁'으로 치닫게 됐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MBK파트너스의 특수목적법인(SPC)인 한국기업투자홀딩스는 이날 고려아연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75만 원에서 83만 원으로 올린다고 정정 공시했다. 앞서 66만 원에서 75만 원으로 올린 뒤 재차 인상에 나선 것이다. 최소 매입 수량(6.98%) 문구는 삭제하고 최대 수량인 14.61%만 남겨놨다.

공개매수 투입 자금은 2조2612억 원에서 2조5024억 원으로 늘었다. NH투자증권으로부터 고정 금리 5.7%, 9개월 만기 조건으로 차입금 1조5785억 원 추가 조달했다. MBK-영풍 측이 가격을 추가 상향하면서 공개매수 종료일은 이달 6일(거래일 기준 4일)에서 14일로 연장됐다.

MBK-영풍이 고려아연과 동일한 가격과 조건을 갖추면서 경영권 분쟁이 출구 없는 '극한 머니게임'으로 확전했다. MBK-영풍 측은 청약 주식 수가 최대 매수 수량 미만일 경우에도 응모한 주식 전량을 매수하고, 최대 매수 수량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최대 매수 수량만큼만 안분비례 해 매수할 계획이다.

MBK-영풍은 이날 매수 가격 인상 및 최소 수량 문구 삭제 배경에 대해 "1대 주주(영풍)로서 청약 물량이 최대 매수 수량 목표치(14.6%)에 미치지 않더라도 응모 주식을 모두 사들여 고려아연의 훼손된 기업 거버넌스를 바로잡겠다는 의지"라고 밝혔다.

김광일 MBK 파트너스 부회장은 "위법성이 다분한 최윤범 회장의 자사주 공개매수로 인해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정당한 공개매수가 방해를 받았다"며 "시장에서 최 회장의 자사주 공개매수가 배임 등 법적 리스크가 많고 회사 및 남은 주주들에게 재무적 피해를 끼친다는 점이 충분히 인식·이해되기 위해선 아직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고 생각해 조건을 변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부회장은 "이전 주당 75만 원도 충분한 프리미엄으로 인식됐으나 주당 83만 원과는 아무래도 가격 차이가 있다"며 "가격을 맞춤으로써 기존 투자자들의 부담을 덜어드리고자 했다"고 했다. 이어 "무엇보다 1주가 들어오든, 300만 주가 들어오든 모두 사들여서 반드시 고려아연의 기업 지배구조를 바로 세우고, 심각하게 훼손된 기업가치, 주주가치를 회복시키겠다"고 부연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