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부동산 경기 부양책에 철광석 가격↑…韓 철강에 볕드나
中, '유동성 공급' 이어 '부동산 대출 금리 인하'까지
"철광석 가격 상승…中 생산량 증가 우려 요인"
- 박종홍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중국산 저가 물량 공세에 시달려 온 국내 철강 업계가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에 따라 실적 반등에 성공할지 관심이다.
2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달 27일 은행 지급준비율(RRR)을 0.5% 포인트(p) 낮춘다고 발표했다. 금융 시장에 1조 위안(약 188조 원)의 유동성을 공급하겠다는 취지다. 은행이 고객이 맡긴 예금 중 일부를 중앙은행에 적립해야 하는 지급준비율이 낮아지면 시중에 돈이 더 공급되는 효과가 있다.
이달 말까지 시중은행들의 기존 부동산 대출 금리도 일괄 인하를 결정하는 등 침체한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조치에도 나섰다.
이런 부양책으로 현지 철강 수요 증가가 예상됨에 따라 국내 철강 업계가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란 관측이다. 중국 내 철강 수요가 늘면 중국의 수출 물량이 줄어 국내외 철강 가격이 상승하는 효과가 난다.
그간 국내 철강 업계는 중국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여파로 신음해 왔다. 중국 철강 업계가 수요 감소로 남아도는 물량을 해외로 밀어내면서 중국산 저가 철강과 경쟁해야 했기 때문이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중국산 후판 수입은 지난해 112만 톤으로 전년 대비 7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에도 상반기에만 68만 8000톤의 물량이 수입됐다. 현대제철(004020)은 지난 7월 산업통상자원부에 중국산 후판에 대한 반덤핑 제소를 신청하기도 했다.
그간 국내 철강 업계는 올해 4분기를 실적 회복 시점으로 예상해 왔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실적 컨센서스(전망치)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005490)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6.2% 줄어들지만, 4분기에는 206.58% 증가한 9328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제철도 3분기에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2.72% 감소하나 4분기에는 173.55% 늘어난 1685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철강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철광석값도 뛰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북중국 철광석(Fe 62%) 현물 가격은 지난달 23일 89.35달러에서 27일 101.8달러로, 나흘 만에 14%가량 올랐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의 주택 구매 제한 완화 조치로 지난주 중국 시장에서 철광석 선물 가격이 11%가량 급등,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경기 부양 조치는 철강 시장에 즉각 반영돼 철강 제품과 철광석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며 "9월 들어 수요가 회복되면서 철강 재고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규익 SK증권 연구원은 "중국 부동산 지표 부진과 철강 가격 상승에 따른 생산량 증가 등의 우려 요인이 있다"면서도 "중국의 추가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계절적 성수기 요인으로 철강 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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