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멀쩡한 美자회사를 유령회사로…가짜뉴스 누가 사주했나"

'이그니오홀딩스 뉴욕 본사 가보니 공유오피스' 보도에 "임대료 연 6억 '180평 사무실'" 반박
고려아연 "허위보도 사주한 영풍까지 법적 대응"…영풍 "정당한 의혹 제기에 재갈 물리냐"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사모펀드로부터 경영권 위협을 받고 있는 고려아연(010130)은 27일 미국 자회사가 제대로 된 본사 사무실도 갖추지 않은 '유령회사'라는 취지의 일부 언론 보도를 정면으로 반박하고 민·형사상 모든 법적 조치를 통해 잘못된 보도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 매체는 이날 '고려아연이 5800억에 인수한 美본사 가봤더니 "그런 기업 없어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그니오가 뉴욕 본사라고 소개한 곳이 공유 오피스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취재진이 이그니오홀딩스 뉴욕 본사 주소지를 방문했는데, 관리업체 직원이 "그런 이름의 기업은 없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이그니오는 고려아연이 2022년 5800억 원을 들여 인수한 미국 전자폐기물 재활용업체다.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이그니오홀딩스의 매출액이 불과 29억 원에 불과한데, 고려아연이 5800억 원을 주고 인수한 것은 '선관주의 의무 위반'이라며 공개매수를 통한 경영권 인수를 결단한 이유 중 하나로 꼽고 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입장문을 통해 "오늘 특정 매체에서 보도한 이그니오홀딩스의 본사에 대한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강력 반발했다.

고려아연은 "기사에서 거론한 주소는 이그니오의 모회사인 페달포인트의 등록주소"라며 "페달포인트와 이그니오는 오피스를 함께 사용하고 있으며 주소지의 등록은 페달포인트로 돼 있다"고 밝혔다. 입주업체의 이름이 이그니오가 아닌 페달포인트로 돼 있다는 뜻이다. 이어 "해당 사무실은 연 50만 달러 규모로 임대계약했으며 180평 규모의 정식 오피스"라고 설명했다.

이어 "페달포인트 임직원 수를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은 채 1인 회사인 듯 왜곡하고 있다"며 "사실을 바로잡지 않으면 형사고발 및 제소,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등 모든 법적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그니오홀딩스의 모회사인 페달포인트는 사업회사가 아닌 지주회사로 대표이사(CEO) 외에 4명의 직원이 있으며, 이그니오홀딩스 본사 직원(15명)과 원격근무자를 합치면 40명에 달한다는 것이다. 또 이그니오가 운영하는 미국 현지 공장은 4곳으로, 총임직원은 120명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고려아연은 "이런 허위 기사를 사주한 영풍 등에 대해서도 형사고발을 비롯해 제소,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등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보도 직후 영풍(000670)이 보도자료를 내고 "만약 언론 보도가 사실이라면 고려아연이 무려 5800억 원을 주고 인수한 이그니오는 제대로 된 본사 사무실조차 없고, 자회사들마저 전자제품의 폐기물을 분쇄해 중간 재료로 분리하는 소규모 재처리 시설에 불과한 셈"이라고 공격한 데 대한 대응이다.

영풍 관계자는 '허위기사 사주' 주장에 대해 "말도 안 된다. 언론 보도에 대해 정당한 의혹을 제기한 것"이라며 "(법적 대응은) 언론사를 협박해 재갈을 물리려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