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렉서스·BMW보다 고급"…제네시스 美 누적판매 30만대 돌파

2016년 美 진출 후 올해 8월까지 29.8만대 판매…이달 30만대 넘어
'제값받기'로 저가 이미지 극복에 '우즈 효과'까지…하이브리드·고성능 추가 날개

제네시스 GV80 쿠페.(제네시스 제공)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현대자동차(005380)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가 미국 누적 판매량 30만대를 돌파한다. 2016년 미국 시장 진출 이후 약 8년 만의 성과다. GV80 쿠페 등 일부 차종은 미국 현지에서 BMW X6보다 비싸게 팔리는 등 제네시스가 럭셔리차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미국 시장 브랜드 출범 이후 올해 8월까지 누적 판매량 29만 8750대를 기록했다.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누적 판매량은 8월 말 현재 123만 5605대다.

올해 1~8월 미국 판매량은 4만 5401대다. 월평균 5600대 이상이 팔리는 것을 고려하면 9월 누적 판매량 30만 대 돌파가 확실시된다. 올해 제네시스 미국 판매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GV70과 GV80이 견인하고 있다. GV70(전동화 모델 포함)과 GV80(쿠페 포함)의 올해 판매량은 1만 8045대, 1만 4416대다.

제네시스는 2015년 국내 최초 럭셔리 브랜드로 탄생했다. 국내 출범 이후 다음 해인 2016년 글로벌 럭셔리 자동차 격전지인 미국에 진출했다. 미국 시장 초기만 해도 '가성비'의 현대차가 내놓은 프리미엄 브랜드, 렉서스의 아류 등으로 평가절하를 받았다.

하지만 2021년 GV80이 큰 교통사고를 당한 타이거 우즈를 살린 차로 입소문을 타며 관심을 받았다. 2021년 이후 판매량이 미국 누적 판매량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2020년까지 연간 1만~2만 대 수준의 판매량은 2021년 5만 대에 육박하며 세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고, 2022년에는 처음으로 연간 5만 대 판매를 돌파했다. 2022년에는 미국 진출 이후 처음으로 단독 매장을 오픈하기도 했다.

지난해는 6만 9175대로 7만 대에 육박하며 역대급 실적을 올렸다. 올해 현재 판매 추세라면 지난해와 판매 대수와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2020년대 들어 미국 럭셔리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며 입지를 확대했다. 일본차인 닛산의 럭셔리 브랜드인 인피니티 판매량을 2022~2023년 2년 연속 앞질렀고, 올해도 넘어설 전망이다. 혼다의 럭셔리 브랜드 아큐라와 격차는 2019년 약 14만 대에서 2023년 7만 6000대 수준으로 4년 새 절반으로 줄었다. 올해는 8월 말 현재 판매량 차이는 약 3만 1000대 수준이다.

제네시스는 미국 시장에서 상품성과 브랜드 가치를 앞세워 '제값받기' 전략을 펼치고 있다. 2025년형 GV80 권장소비자가격(MSRP)은 5만 7700달러부터로 동급 경쟁 차종인 렉서스 RX(4만 9950달러)보다 비싸다. GV80 쿠페의 경우 8만 1300달러로 BMW X6(7만 5675달러)보다 5600달러 이상 비싸다. 제값 받기 결과, 현대차의 해외 레저용차량(RV) 평균 판매가격은 올해 상반기 기준 7257만 원으로 2021년(5422만 원)보다 1835만 원 상승했다.

제네시스는 아쉬움으로 지적받던 하이브리드 모델을 전 차종에 추가해 시장을 추가 확대할 계획이다. 2027년부터 세단인 G70, G80, G90과 SUV인 GV70, GV80 등 차종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새롭게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아울러 고성능 럭셔리카로 저변을 확장하고 있다. 올해 3월 미국 뉴욕에서 브랜드 최초의 고성능 콘셉트카 '마그마'를 선보였고, 지난 7월에는 영국 굿우드 페스티벌에 참가해 주행 성능을 선보였다.

최근 세계적인 모터스포츠에 출전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 13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자동차 내구 경주 대회 '르망 데이토나 하이브리드'(LMDh)에 도전하겠다고 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고성능 영역은 럭셔리 브랜드가 꼭 도전해야 부분"이라며 "제네시스 마그마는 새로운 챕터를 위한 다음 단계"라고 말했다.

yagoojo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