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엔진 누유' 티웨이 그 비행기…대한항공 땐 멀쩡히 날았다

5년간 HL8211 운항·정비 내역 살펴보니…엔진관련 누유 없고 AOG 2건 불과
중정비서 이상 없었으나 티웨이 운항 후 유압 문제…"정비역량 의심"

티웨이항공 제공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프랑스 파리 첫 운항편부터 기체결함에 따른 결항 사태를 일으킨 티웨이항공(091810)의 A330-200(HL8211) 기체가 과거 대한항공(003490) 소속 당시에는 문제없이 운항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티웨이항공의 정비역량 부족에 무게가 실리지만, 여전히 왜 해당 기체에서만 문제가 반복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2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HL8211'의 최근 5년간 AOG(기체결함에 따른 지연) 내역에 따르면 대한항공 시절 해당 항공기에서 발생한 지연은 2건이다.

각각 △2023년 5월 31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발 인천행 KE992편 브레이크 결함 △2024년 2월 28일 인천발 도쿄행 KE711편 랜딩기어 관련 결함이다. 지연 시간은 KE992편이 3시간 37분, KE711편은 1시간 26분이다.

이는 2020년 1월 1일부터 티웨이항공에 이관되기 직전인 올해 5월 26일까지 총 9528시간의 운항내역을 집계한 것이다. HL8211은 4년 5개월에 이르는 이 기간 왕복을 기준으로 총 1326회 비행했다.

HL8211은 티웨이항공이 대한항공에서 임차한 A330-200 1호기다. 지난 2010년 6월 21일에 제작돼 대한항공에 곧바로 도입됐다. 티웨이항공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에 따라 이관받게 된 유럽 노선을 운항하기 위해 A330-200 5대를 임차했다.

이 1호기는 지난달 말 파리 노선 첫 운항편에 투입됐으나 운항 중 엔진에서 유압유가 새는 기체결함이 발생해 인천으로 돌아오는 TW402편은 결항 처리되고 이튿날 대체편이 투입됐다. 이후 김포~제주에 투입했지만 연달아 유압계통 문제가 발생했다.

유압계통은 조종사가 조종을 위해 장비를 작동했을 때 입력값이 기체에 도달하게끔 하는 전반적인 시스템을 의미한다. 유압유는 유압시스템을 가동하기 위해 쓰이는 석유 등의 유체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일각에서는 해당 항공기가 대한항공 시절 유압계통 고장이 잦았다는 주장도 있었으나, 지난 5년간의 정비내역을 확인한 결과 이번처럼 엔진에서 문제가 발생한 적은 처음이다. 유일한 유압 문제는 랜딩기어에서 한차례 일어났다.

파리 지연 사태는 유압계통 중에서도 착륙 시 엔진에서 나오는 열기를 항공기 머리 방향으로 내뿜으며 제동을 돕는 역추력장치에서 발생했다.

대한항공이 △2021년 11월 3일 △2023년 10월 16일 △2024년 4월 10일 실시한 중정비에서도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티웨이항공에 이전된 이후 8월 초에 유압계통 점검, 파리 취항 전일인 8월 27일에도 특별 점검을 거쳤으나 뚜렷한 문제를 파악하지 못했다.

다만 대한항공에서 가져온 동일한 기종의 임차 기체 4대(1대는 임차 예정) 중 유독 한 대에서만 문제가 반복된다는 점에서 기체 자체의 근본적인 결함을 의심할 수도 있다. 티웨이항공의 정비역량 문제라면 다른 기체들에서도 크고 작은 문제가 발생하는 게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대한항공 시절 발생하지 않은 결함들이 티웨이항공 운항 한 달도 안 돼 연이어 발생한 만큼 티웨이항공의 운항관리나 정비능력이 의심을 받게 됐다. 이는 향후 지연 사태 관련 승객 보상에서 항공사 측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문 의원은 "파리 지연 사태 당시 철저한 관리가 이뤄진 만큼 불가항력 사태라며 유럽연합 항공규정인 'EU261'에 따른 보상을 거부했으나, 실상 관리가 제대로 안 돼 발생한 사태가 아닌지 의문"이라며 "티웨이항공에 소명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rma1921k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