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단협 파행에 르노 신차 '심정지' 위기…'그랑 콜레오스' 무슨 죄
잠정안 부결 후 노조위원장 무기한 단식 돌입…위원장 "마지막 경고"
부산공장 생산 차질 현실화…"국산차 5위 르노, 생산 정상화 시급"
- 이동희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르노코리아 노사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노조위원장이 사측에 맞서 무기한 단식 투쟁에 돌입하는 등 노사 갈등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4년 만에 신차 '르노 그랑 콜레오스'를 출시해 내수 판매량 회복에 나섰지만, 생산 차질로 신차 효과가 반감될 우려가 나온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코리아 노조는 전날(23일) 부산 강서구 본사에서 조합원 집회를 개최했다. 부산공장 근로자의 절반인 약 900명의 조합원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석 노조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사측에 직장폐쇄 철회와 협상안 제시를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 투쟁을 선언했다. 그는 "교섭이 길어지면 회사와 노조 모두 손실"이라며 "프랑스 르노 그룹과 르노코리아 사장에게 보내는 마지막 경고"라고 말했다.
앞서 르노코리아는 지난 6일 노사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대한 노조 투표를 실시했으나, 부결됐다. 노사는 기본급 7만 3000원 인상, 그랑 콜레오스 신차 출시금 300만 원, 임금피크제 개선 등 내용의 합의안을 마련했다.
합의안 부결 이후 노사는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오히려 갈등만 깊어지고 있다. 2012년 노조 출범 이후 노조위원장이 단식 농성에 돌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조 관계자는 "2015년 호봉제 폐지 이후 수년간 기본급이 동결되며 조합원 불만이 한계에 달했다"고 전했다.
노사 갈등으로 부산공장 생산 차질은 현실화했다. 부산공장의 시간당 생산대수(UPH)는 최대 60대 수준이지만, 현재는 한참 못 미치는 것으로 전해진다. 노조는 지난 10일 부분 파업에 이어 13일부터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사측은 생산 차질 최소화를 위해 근무를 희망하는 임직원을 생산 라인에 배치하며 부분 생산 체제로 전환했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전면 파업 이후 실제 근무일은 오늘(24일)까지 3일 정도"라며 "아직 피해 규모를 산정하기는 이르다"고 전했다. 이어 "조속한 임단협 타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는 노사 대치로 그랑 콜레오스의 신차 효과도 반감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르노코리아는 지난 7월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그랑 콜레오스를 출시했다. 르노코리아가 4년 만에 국내 시장에 출시한 신차다. 출시 이후 하이브리드 모델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르노코리아는 그랑 콜레오스를 앞세워 내수 반등을 노리고 있다. 올해 1~8월 르노코리아의 국내 판매량은 1만 4032대로 국내 완성차 업체 5개 중 최하위다. 그랑 콜레오스 출시 이후 사전계약을 포함한 누적 계약대수가 1만 7000대에 달해 현대차·기아에 이어 3위를 기대하고 있다. 1~8월 현재 3위는 KG모빌리티로 3만2158대, 4위는 한국GM 1만 7270대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반응이 뜨거워도 고객 인도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신차 효과를 거두긴 어렵다"며 "그랑 콜레오스가 르노코리아의 명운이 달린 차종인 만큼 생산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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