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영풍이 떠넘긴 폐기물, 최윤범 회장이 막자 관계 틀어져"

이제중 CTO 부회장 "사장 시절 장형진 고문 부탁 거절하니 '자를 수 있다' 말해"

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본사에서 MBK파트너스·영풍과의 경영권 분쟁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9.24/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이제중 고려아연 최고기술책임자(CTO) 부회장은 24일 영풍(000670)과 고려아연(010130) 간 갈등에 대해 4~5년 전 영풍 측이 떠넘긴 석포제련소 폐기물을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거절하면서 촉발됐다고 주장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본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장형진 영풍 고문이 (석포제련소 폐기물) 해결을 고려아연 온산제련소를 통해 하고 싶어 했다. 이걸 최윤범 회장이 막으면서 장 고문과 관계가 틀어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밝혔다.

영풍그룹은 70년 넘게 장 씨(영풍)와 최 씨(고려아연)의 한 지붕 두 가족 체제를 유지했지만 2022년 3세 최윤범 회장 취임 이후 영풍 2세 장형진 고문과의 갈등이 본격화했다. 최근 영풍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위한 주식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있다.

영풍 석포제련소는 5년 전 오염 방지 기능이 없는 폐수 배출 시설을 이용하다 환경부로부터 2개월 조업 정지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이 부회장은 "남의 공장 폐기물을 우리 공장에서 받는, 온산제련소를 영풍제련소의 폐기물처리 공장으로 만드는 건 할 수 없었다"며 "주주에는 배임이고 국가에는 재앙이고 범죄행위"라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또한 장 고문에 대해 "제가 사장 시절에 그분의 부탁을 거역했더니 저를 불러 '정치를 할 줄 모른다' '감히 내 말을 거역하냐' '내가 너 자를 수 있다'고 얘기한 분"이라고 비판하는 한편, 최 회장에 대해선 "기술과 전문 경영 (능력을) 다 같이 갖춘 분"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최 회장 때문에 (영풍과 고려아연의) 관계가 흐트러졌다는 건 장 고문의 생각이고 저는 동조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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