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사외이사 "최윤범 지지"…MBK "이사회 기능 훼손" 맞불

사외이사 7인 "MBK 적대적 M&A, 핵심기술 유출 우려"
MBK "사외이사에 부적격 인사" 반박…고려아연 "권한 없는 인사 관여"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 파트너스와 고려아연이 주말에도 날 선 공방을 이어갔다. 고려아연 사외이사 전원이 최윤범 회장 지지를 선언하자, MBK는 이사회 기능이 심각하게 훼손됐다며 반격했다.

고려아연(010130) 사외이사 7명 전원은 21일 입장문을 통해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 시도를 '적대적 인수합병'(M&A)으로 규정하고, 최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사외이사들은 "고려아연 경영진은 이사회의 건전한 감시와 견제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정도 경영을 해왔다"며 "영풍이 사모펀드와 손잡고 공개매수에 나선 것과 관련해 주주들의 이익 관점에서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MBK와 영풍의 공개 매수 시도는 국가 기간산업인 비철금속 분야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이차전지 배터리 공급망의 원소재 핵심 기업인 고려아연을 노린 사모펀드의 적대적 M&A에 해당한다"며 "이로 인해 고려아연의 기업가치가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외이사들은 영풍에 대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리스크와 대규모 적자로 독자적인 생존 능력이 없고 고려아연의 경쟁력에 의존하는 기업"이라고 지적했다. MBK에 대해서도 "단기이익만을 추구하는 투기자본"이라며 "국가적인 핵심기술과 역량이 해외로 유출될 우려가 있다"고 꼬집었다.

사외이사들은 "주주 이익 수호 관점에서 고려아연 경영진이 다양한 주주 환원 정책을 통해 주주 가치를 제고하도록 감시하고 지원할 것"이라며 "주주의 이익을 위해 성장해야 할 국민 기업을 투기 자본으로부터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MBK는 반박 자료를 통해 고려아연 이사회 기능은 심각히 훼손된 상태라고 맞받았다.

MBK는 "고려아연 이사회가 제대로 기능했다면 5600억 원 원아시아파트너스 출자,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에 활용된 투자, 완전자본잠식 이그니오홀딩스 5800억 원 인수는 가당치도 않다"고 주장했다.

MBK는 고려아연 사외이사 7명 중에 부적격 인사가 있다고도 주장했다. 사외이사인 A교수가 원아시아파트너스 지창배 대표가 운영했던 '청호컴넷'에서 사외이사를 역임한 적이 있다는 것이다.

MBK와 영풍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 대표와 중학교 동창이며,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운영하는 8개 펀드 출자금의 80∼90% 이상이 모두 고려아연에서 지급됐다. 이 펀드들의 투자 대비 총손실액은 올해 6월 말 기준 1378억 원(-24.8%)으로 추정된다.

이런 주장에 고려아연은 다시 자료를 내고 영풍(000670)의 후진적 이사회부터 바로잡으라고 했다. 영풍 이사회 5인 중 대표이사 2명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돼 사외이사 3인만 남은 상태인데, MBK와 손잡고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를 결정한 것이 과연 정상적인 의사결정이냐는 것이다. 특히 경영상 권한이 없는 장형진 고문이 주요 의사결정에 관여해 온 점도 꼬집었다.

고려아연은 영풍의 사외이사 3인에 대해서도 "이사 중 1인은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신규 선임된 인물이고, 다른 이사는 기업의 경영과 전혀 무관한 이력을 보유한 인물"이라며 "영풍의 후진적인 지배구조가 여실히 드러나는 부분"이라고 비판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