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간판 바꿔달 기세…삼성전자·LG전자가 찾은 신사업들
'가전 양강' 체질 개선 가속…"가전 성장 기대 어렵다" 위기의식 동력
삼성, 의료·로봇·전장·공조 '4대 성장' 천명…LG 새 먹거리는 구독·웹OS·공조
- 김재현 기자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가전 양강'이 마치 간판을 바꿔 달 것처럼 사업 영역 전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는 전통적인 가전 판매만으로는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위기의식을 바탕으로 신사업을 통한 체질 개선을 서두르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은 최근 DX부문 출범 3주년을 앞두고 열린 사내 행사에서 새 사업 지향점으로 '강한 성장'을 제시했다. DX 부문은 생활가전, TV 등 영상디스플레이(VD), 의료기기, 스마트폰 등 모바일경험(MX), 네트워크 등의 사업부로 구성된다.
한 부회장은 강한 성장이 필요한 4가지 영역으로 △메드테크(의료기술) △로봇 △전장(자동차 전기·전자장치) △친환경 공조 설루션 등을 꼽고, 이를 차세대 신성장 사업으로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메드테크에 힘을 주고 있다. 자회사 삼성메디슨이 초음파 진단 리포팅 및 인공지능(AI) 진단 보조 기능을 개발한 프랑스 스타트업 소니오를 인수한 게 대표적이다. 삼성전자가 지난 7월 미국 DNA 분석 장비 기업 '엘리먼트바이오사이언스'에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로봇 사업도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DX 부문 산하 로봇사업팀 연구개발 인력을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로 재배치했다. 기술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다.
전장 사업은 도약 중이다. 자회사 하만은 인수 7년 만인 지난해 영업이익 1조 원을 돌파했다.
친환경 공조 설루션도 키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미국 냉난방공조 기업 레녹스(Lennox)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43조 원에 달하는 북미 공조 시장 공략에 나섰다.
LG전자는 한발 앞서 변신을 선언했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7월 "LG전자는 이제 가전 기업을 넘어 고객의 삶이 있는 모든 공간에서 고객의 경험을 연결하고 확장하는 '스마트 라이프 설루션 기업'이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LG전자의 미래 동력은 △가전 구독 △웹OS 기반 광고·콘텐츠 △냉난방공조(HVAC) 등이다.
가전 구독은 이미 핵심 사업으로 거듭났다. 지난해 연 매출 1조 1341억 원을 기록하며 유니콘 사업 반열에 올랐다. 올해는 매출 1조 8000억 원을 웃돌 전망이다.
웹OS 기반 광고·콘텐츠 사업도 올해 매출 1조 원 돌파가 예상된다. 웹OS는 LG전자 스마트TV를 구동하는 운영체제다. LG전자는 이를 자사·타사 스마트TV를 비롯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에 탑재해, 사용자들이 광고를 보고 영화 등 콘텐츠를 이용하는 서비스(FAST)로 수익을 내고 있다.
HVAC은 '내일'이 기대되는 사업이다. 올해 들어 AI 붐에 따른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으로 '열 관리'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거대한 데이터센터의 뜨거운 열기를 식히려면 HVAC은 사실상 필수다. LG전자는 3년 내 HVAC 연 매출을 1조 원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kjh7@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