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부품도 기름도 내년부터 비싸진다…항공권값은 괜찮을까
내년부터 항공기 부품 관세 감면율 줄어…부품 사실상 100% 수입
4배 비싼 SAF도 각국 의무화 이어져…"소비자에 부담 전가 우려"
- 금준혁 기자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내년부터 국내 항공기 부품의 가격이 오르고 지속가능항공유(SAF) 사용이 본격화하는 등 항공사들의 운항 비용이 오를 전망이다. 항공사의 비용 부담이 늘며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이 해외에서 항공기 부품을 수입할 시, 올해까지는 관세가 면제되지만 2025년부터 감면율이 점진적으로 축소된다.
내년부터 20%씩 줄어 2029년이 되면 관세 면제 조치가 일몰된다. 그간 정부는 항공산업 육성을 위해 관세법 89조 '세율불균형물품의 면세' 조항에 항공기 부품을 포함했지만 미국 및 유럽연합(EU)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며 제도를 일몰제로 변경했다.
2012년 당시에는 FTA를 통한 면세 효과를 기대하며 제도를 변경했지만, 세분돼 있는 항공기 부품 특성상 면세에 필요한 원산지증명서를 받을 수 없어 FTA 면세 적용이 불가능해진 것이다.
반면 세계 항공산업은 에어버스(유럽)와 보잉(미국)이 양분하는 만큼 해외 의존도가 높다. 올해 상반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수입한 항공기 부품은 각각 3600억 원, 1682억 원이다. 지난해 기준으로는 대한항공 8735억 원, 아시아나항공 3872억 원에 달한다.
해외 주요국은 WTO(세계무역기구)의 민간항공기교역협정(TCA) 가입을 통해 항공기 부품 교역에 영구적으로 무관세가 적용되나, 한국은 TCA에 가입하지 않았다. TCA를 가입하면 민간 항공기 개발 과정에서 정부 보조금 지원이 금지되는데 이는 항공기 개발이 목표인 한국에 불리한 조건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부품은 사실상 100% 수입에 의존하는 만큼 국적 항공사들의 경쟁력 확보와 안정적인 부품 조달을 위해 범정부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내년부터 세계적으로 SAF가 본격화하는 점도 항공권값 인상 요인이 될 수 있다. SAF는 폐식용유, 농업 부산물 등의 원료로 만든 친환경 대체연료인데, 기존 항공유 대비 가격이 4배 이상 비싸다고 알려졌다.
이제 막 SAF 시장에 뛰어든 한국에서는 올해부터 6개 항공사가 인천발 일본 1개 노선에서 주 1회씩 SAF를 1% 급유한 항공기를 띄운다. 유럽에 취항한 항공사들은 현지에서 SAF를 급유한 귀국편을 띄우게 된다.
당장은 국내외에서 급유하는 SAF의 비율이 미미한 만큼 항공권값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항공기 부품과 항공유는 항공사의 가장 큰 비용"이라며 "정부 차원의 인센티브 없이는 소비자가 부담하는 상황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U가 27개국 모든 공항에서 이륙하는 항공기에 SAF를 연료의 2% 이상 사용할 것을 의무화하자 유럽의 대표 메가캐리어인 독일 루프트한자 그룹은 최대 72유로(약 10만 7000원)의 요금을 항공권값에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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