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해외 관리직 최대 30% 줄인다"…삼성전자에 무슨 일이
'해외 지원인력 구조조정' 보도에 삼성 "일상적인 인력 효율화" 해명
반도체·생활가전·스마트폰 등 전방위 경쟁 격화 상황서 '비상한 관심'…주가도 급락
- 박주평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해외 법인 직원 중 생산직을 제외하고 최대 30%를 감축한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삼성전자는 "구조조정 계획은 없고 해외 생산법인 일부 지원부서의 인력 효율화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11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해외 인력을 최대 30% 감축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구체적으로 전 세계 자회사에 영업·마케팅 직원을 약 15%, 관리 직원을 최대 30%까지 감축하라고 지시했다는 게 보도 내용이다. 로이터는 "이 계획은 연말까지 실행되며, 얼마나 많은 직원이 정리되고 어떤 국가나 사업부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을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북미, 인도, 동유럽, 아프리카, 동남아 등 세계적으로 고루 생산법인을 두고 있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와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 글로벌 임직원은 26만 7860명으로 국내 12만 4804명, 해외 14만 3056명이다.
삼성전자는 로이터 보도에 대해 일상적으로 해외 생산법인의 지원·관리 부서 인력을 효율화하는 것이고,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한 인력 구조조정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구조조정 보도가 삼성전자의 최근 녹록지 않은 경영환경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반도체, 스마트폰, TV·생활가전 등 전 사업 부문에서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일상적인 인력운용 효율화 작업조차 경영위기에 따른 비상한 대응으로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주력 사업인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최근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각광받는 고대역폭메모리(HBM)의 경우 지난 2019년 HBM 개발 조직을 해체하면서 경쟁사에 시장을 선점당했다. SK하이닉스는 AI 가속기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에 지난 3월부터 5세대 HBM(HBM3E) 8단 제품 공급을 시작했지만 삼성전자는 아직 품질 검증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PC 수요가 부진하면서 범용 D램 공급도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달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2.05달러로 지난달(2.10달러)보다 2.38% 하락했다. 12개월 만에 하락세 전환이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도 대만 TSMC가 올해 2분기 62.3%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해 1위 입지를 굳건히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점유율은 11.5%로 좀처럼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스마트폰 역시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애플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고, 아너·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도 거대한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TV·생활가전 사업도 마찬가지로 전통적인 경쟁자 LG전자에 더해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이 기술력까지 쫓아오고 있다.
심화하는 경쟁 환경에서 주가도 연일 하락세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7월에 8만 원을 넘어 9만 원까지 넘봤지만, 두 달 만에 급락하면서 전날 종가 6만 4900원을 기록했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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