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철광석값 90불도 깨졌다…中 저가공세 신음 철강업계 '비명'

연초 140달러선이던 철광석 가격, 9월 90달러로 36% '뚝'
"中 저가 공세도 힘겨운데"…철강업계 하반기 실적도 암울

/뉴스1 자료사진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국제 철광석 가격이 톤당 9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달 중순 100달러선이 깨지더니 한 달도 되지 않아 또 바닥을 뚫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중국의 저가 공세로 수익성이 크게 줄어든 국내 철강업계에 암운이 한층 짙어졌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철광석 선물 10월물은 지난 9일(현지시간) 싱가포르 거래소에서 한때 전장보다 2.3% 내린 89.60달러를 기록했다. 철광석 선물 10월물은 이튿날인 10일 오후 기준 0.95%포인트(p) 내린 90.90달러에 거래됐다.

철광석 가격이 90달러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22년 이후 처음이다. 올 초 톤당 140달러였던 철광석 가격은 중국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철강 수요 부진과 글로벌 경기 둔화로 3분의 1 이상 하락했다. 철광석 가격이 80달러선으로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철광석 시세 하락은 업계의 실적 압박으로 이어진다. 철광석 가격이 떨어지면 원재료 비용이 줄지만, 동시에 고객사로부터 제품 가격 인하를 요구받기 때문이다. 실제 철강업계는 조선업계와의 상반기 후판 가격 협상에서 주도권을 잃으면서 가격을 인하했다.

중국의 저가 철강 밀어내기도 고민거리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산 철강재 수입은 873만 톤으로 전년보다 29.2% 증가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달 발표한 '중국산 저가 공세가 국내 제조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실적 악화를 겪었거나 피해 가능성이 있다고 답한 철강·금속업체 비율은 75.3%에 달했다.

업계는 올 하반기에도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와이즈리포트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005490)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평균 전망치)는 8845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6% 감소할 전망이다. 현대제철(004020)도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40% 줄어든 1372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철강업계는 궁여지책으로 중국 저가 공세에 대응해 무역장벽이라도 동원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 7월 중국산 저가 후판 수출로 피해를 보고 있다며 정부에 반덤핑 제소를 했다. 포스코도 수입산 열연강판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계속 주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