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해운 1위 MSC 손잡았다…"점유율 5% 목표 '공격경영'"(종합)

내년 2월 프리미어 얼라이언스 출범…협력 노선 30개로 확대
HMM, 2030년까지 23.5조 투자…컨테이너선 130척·벌크선 110척 확보

HMM 제공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HMM(011200)이 신규 해운동맹을 구축하고 세계 1위 해운사인 스위스 MSC와도 협력체제를 마련했다. 2030년까지 23조 5000억원을 투자하는 중장기 전략도 발표했다.

10일 HMM에 따르면 HMM이 포함된 해운동맹인 '디 얼라이언스'를 신규 해운동맹인 '프리미어 얼라이언스(Premier Alliance)'로 재편한다.

해운동맹은 해운사들이 노선이나 선박 등을 공유하고 운임을 협의함으로써 과도한 경쟁을 피하고 운임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국제 협약이다.

HMM이 속한 디 얼라이언스는 독일 하팍로이드가 탈퇴해 덴마크 머스크와 동맹을 맺기로 하면서 이를 제외한 HMM, 일본 ONE, 대만 양밍 등 기존 3사가 남기로 했다. 프리미어 얼라이언스는 2025년 2월 출범해 5년간 유지된다.

하팍로이드 탈퇴에 따른 유럽 노선 공백을 메우기 위해 새 얼라이언스 출범 후 4년간 MSC와 아시아~북유럽 및 지중해 항로 내 9개 노선에서 선복교환 방식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당초 디 얼라이언스가 2025년 1월 '2M'(MSC·머스크) 해운동맹 해체를 계기로 1위 MSC를 영입하는 시나리오도 거론됐지만 해운동맹 참여에는 이르지 못했다.

다만 선복 협력을 통해 기존 디 얼라이언스 체제와 비교해 협력 노선이 26개에서 30개로 늘어난다. 미주서안 12개, 미주동안 4개, 북유럽 6개, 지중해 5개, 중동 3개 등이다.

특히 MSC와의 협력을 통해 유럽 노선이 기존 8개(북유럽 4·지중해 4)에서 11개(북유럽 6·지중해 5)로 강화됐다. 경쟁자인 오션 얼라이언스(10개)와 제미나이 협력(7개)을 넘는 수치다. 오션 얼라이언스는 3위 CMA CGM(프랑스)·4위 코스코(중국)·6위 에버그린(대만), 제미나이 협력은 2위 머스크(덴마크)·5위 하팍로이드(독일)가 뭉친 해운동맹이다.

이정엽 HMM 컨테이너 사업 부문장은 "MSC와 선복을 교환하면 유럽 관련 규제는 문제가 없으면서도 얼라이언스 효과를 누릴 수 있다"며 "디 얼라이언스 내 하팍로이드의 총 비중은 20% 정도인데 대부분은 지중해 항로에 투입됐었다"고 말했다.

이번 MSC와의 협력을 통해 하팍로이드의 빈자리를 메우는 것을 넘어 경쟁에서도 우위에 섰다는 설명이다. 올해 4월부터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해운업계에 적용되던 '경쟁법 포괄적용 제외 규정(CBER)'을 연장하지 않으며 해운동맹의 점유율이 30%를 넘어서면 반독점 규정을 적용받기 때문에 느슨한 형태의 협력인 선복 교환을 선택한 것이다.

단독 운항 중인 인도발 지중해 항로는 강화하고, 인도발 북유럽 항로 및 남미동안 항로 등은 신설한다. 한국 선사의 진출이 어려웠던 대서양 항로 참여도 검토한다.

노선 확대뿐만 아니라 직접 기항도 확대한다. 북유럽 항로에서는 타 동맹이 제공하지 않는 부산·일본·베트남 직접 기항 서비스를 유일하게 제공한다.

지중해 항로에서도 부산·중국·동남아·지중해 주요 거점에서 기항 횟수를 최대로 확보하고, 터키 등 신규 기항지도 늘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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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HMM은 2030년까지 총 23조 5000억원을 투입하는 2030 중장기 전략도 함께 발표했다. 부문별로 △컨테이너 사업(12조 7000억 원) △벌크 사업(5조 6000억 원) △통합 물류사업(4조 2000억 원) △친환경·디지털 강화(1조 원) 등이다.

선대를 선복량 기준 컨테이너선 130척 155만TEU(6m 컨테이너 1개), 벌크선 110척 1256만DWT(중량톤수)로 확장한다.

기존 항만 터미널 확장 및 주요 거점 항만 터미널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며, 고수익 내륙 물류기지 사업 진출 등도 계획 중이다.

김경배 HMM 대표는 "공격적으로 영업해 시장 점유율을 4~5%까지 늘리려 한다"면서도 "지금은 쉽게 무너질 선사가 없고 치킨게임을 하며 쌓아둔 자본을 없앨 순 없기 때문에 다른 선사도 비슷한 고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rma1921k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