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연액에 담근 ESS로 화재·열폭주 차단"…한화·SK '세계 첫 개발'

액침냉각 방식 '불타지 않는 ESS'…전기추진선박서 실증 테스트 진행
안전성 중요한 선박용 ESS 시장 공략…2030년 10조원 규모 시장 성장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화빌딩에서 열린 '액침냉각 ESS 기술' 설명회에서 손승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에너지시스템센터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는 윤활유 전문기업인 SK엔무브와 협력해 세계 최초로 '불타지 않는 에너지저장장치(ESS)' 개발에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친환경 선박 ESS 시장에서 가장 안전한 그린에너지 기술을 확보해 '친환경 해양 설루션 리더'가 되겠다는 전략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SK엔무브는 이날 서울 중구 한화빌딩에서 '액침냉각 ESS 기술' 설명회를 열고 리튬이온배터리 모듈에 냉각 플루이드(Thermal Fluids·절연액)를 채워 화재를 원천 차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액침냉각 ESS는 간접 냉각방식으로 공기를 이용하는 공랭식, 냉각수를 이용했던 기존 기술과 달리 배터리를 액체에 직접 담가두는 냉각 방식이다.

글로벌 인증 기관인 노르셰베리타스(DNV), 한국선급(KR)으로부터 인증을 획득했으며, 해양수산부 산하의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의 전기추진선박에 공급해 실증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액침냉각 ESS는 기존 냉각 방식으로 인한 화재 위험 요소를 제거했다. 대부분의 ESS 화재는 결로, 먼지, 노이즈 등이 있는 상황에서 고전압에 의한 전열파괴로 발생하는데, 절연액으로 내부를 채우면 먼지와 염분 등 유입이 차단돼 이로 인한 화재 가능성을 없앤다.

또한 배터리 셀(Cell) 하나가 발화돼도 절연액이 산소를 차단해 내부에서 소화되도록 했다. 급격하게 다른 셀로 불이 옮겨붙는 '열폭주'를 차단해 화재시에도 불이 난 셀만 교체하면 된다.

액침냉각 ESS 안전성 테스트 영상. 배터리를 열폭주시켜 인위적으로 화재가 발생했지만 리튬이온 배터리 모듈을 가득 채운 냉각 플루이드(Thermal Fluids∙절연액)가 화재를 원천 차단하는 모습.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실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원통형 배터리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한 결과, 불이 주변 셀로 번지지 않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파우치형이나 캔형 팩에서도 같은 결과를 확인했다며 이에 대한 특허 출원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경제적 장점도 기대된다. 절연액 투입으로 초기 비용은 조금 증가하지만, 수랭식을 위한 수랭관이나 공랭식을 위한 에어컨 등의 설치가 필요 없고, 이를 위한 유지비도 들지 않아 장기적으로는 비용 증가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손승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에너지시스템센터장은 "해양 선박용 ESS는 안전성이 필수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한화는 한화오션과도 해양 사업 분야에서 시너지를 발휘해 친환경 선박 분야 밸류체인 구축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인 마켓앤드마켓에 따르면 전 세계 선박용 ESS 시장은 2021년 약 21억 달러(약 3조 원)에서 2030년 약 76억 달러(약 10조 원)로 연평균 15.5% 성장이 예상된다.

SK엔무브도 이날 액침냉각 기술의 핵심소재인 냉각 플루이드 기술을 소개했다. 플루이드는 액체와 기체의 중간 성질을 지닌 물질로 모듈 내부에서 전기가 통하지 않게 하고, 열을 식혀주는 역할을 한다. SK엔무브는 이를 화재에 취약한 데이터센터나 전기차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액침 냉각 ESS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