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복귀' 에코프로 이동채, LFP와 정면승부…中 GEM 손잡았다

광복적 특별사면 한달만에 '상임고문' 맡아…"파괴적 혁신으로 캐즘 돌파"
전구체 업체 동맹으로 양극재 밸류체인 시작과 끝 완성…가격경쟁력 확보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가운데)이 허개화 GEM 회장(오른쪽), 왕민 GEM 부회장(왼쪽)과 에코프로 본사에서 초격차 경쟁력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에코프로 제공)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이동채 에코프로(086520)그룹 전 회장이 경영 복귀 첫 행보로 중국 기업 GEM과 동맹을 택했다. 니켈 제련소와 전구체 생산 시설을 갖춘 GEM와 연합 전선을 구축해 양극재 밸류체인의 시작과 끝을 모두 갖추겠다는 청사진이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침체) 상황에서 시장 지배력을 키우는 LFP(리튬인산철) 양극재에 밀리면 생존 자체를 위협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이 전 회장의 경영 복귀와 투자 결단을 이끌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이동채 전 회장을 상임고문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 전 회장은 지난달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석방됐다.

에코프로그룹은 이 전 회장의 부재 시기에 가속화한 전기차 캐즘으로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저렴한 중국의 LFP 양극재 선호 현상까지 더해져 실적은 크게 악화했다. 주력 계열사인 에코프로비엠의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7799억 원, 105억 원이다. 불과 1년 만에 54.6%, 95.2% 급감했다. 사정이 이런 탓에 자유로운 몸이 된 지 한 달도 안 된 이 전 회장이 경영 복귀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에코프로 제공)

이 전 회장은 경영 복귀 이후 직원들과 간담회에서 양극재 업계의 부진 원인으로 LFP 시장 지배력 확대를 지목했다. 제조업 본질적인 기술 경쟁력 확보 대신 증설 경쟁에 몰입한 점도 위기를 키웠다고 진단했다.

결국 K-양극재의 부활을 위한 카드로 GEM과 동맹을 꺼냈다. 복귀 첫 공식 행보로 중국 전구체 제조사 허개화 GEM 회장과 만났다. 양극재 밸류체인의 시작과 끝을 모두 갖춘다면 LFP와 가격 경쟁에서 승산이 있다고 판단해서다.

GEM은 양극재의 중간 소재인 전구체 연산 30만 톤을 보유한 기업이다. 인도네시아에선 15만 톤을 생산할 수 있는 니켈 제련소도 운영하고 있다. 특히 GEM의 니켈 제련소는 매력적인 카드다. 삼원계 배터리 원가에서 니켈의 비중은 약 40%다. 삼원계에 주력하는 에코프로그룹은 GEM의 니켈을 수급해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양사는 제련-전구체-양극재 등 양극 소재 생태계 전반을 포괄하는 협력관계 구축에 나선다. 우선 에코프로비엠은 GEM과 손잡고 양극재 생태계 사업을 인도네시아에서 추진한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450080)는 GEM의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소 지분을 인수해 전구체에 이어 제련업에 진출하기로 했다. 속도감 있는 동맹 구축을 위해 TF(태스크포스)도 구성한다.

이 전 회장은 "파괴적 혁신 없이 현재의 캐즘을 돌파할 수 없다"며 "GEM과 맺어온 돈독한 신뢰를 기반으로 통합시스템 구축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passionk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