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美공장에 '강성' 전미자동차노조 확산…"인건비 압박"
LG엔솔-GM 얼티엄셀즈 1공장 이어 2공장도 UAW 가입
"美 현지 노사가 풀 과제" 입장 속 속앓이…'대선 변수' 시각도
- 박종홍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혜택을 보고 현지에 진출한 국내 전기차 배터리 제조 업체들이 커지는 노조 입김에 고심하고 있다.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부진)에 고전하는 국내 업체들이 비용 인상 위험에도 노출되고 있다.
7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미국 테네시주 스프링힐에 위치한 얼티엄 셀즈 2공장 노동자 1000여명 중 대다수는 최근 전미자동차노조(UAW)에 가입하는 안에 서명했다. 얼티엄 셀즈는 LG에너지솔루션과 제너럴모터스(GM)의 배터리 합작 법인이다.
얼티엄 셀즈는 지난 2022년 12월에 가입한 1공장에 이어 2공장도 노동자들이 UAM에 가입하게 됐다. 1공장은 올해에는 임금을 30%가량 인상하기로 노사 간 합의하며 시간당 임금이 3.59달러 높아졌으며 신입 직원 임금은 시간당 16.5달러에서 26.91달러로 인상됐다.
자동차 노조인 UAW는 완성차뿐 아니라 배터리 기업으로 노조 설립을 확대하고 있다. UAW는 올해부터 2026년까지 2년 동안 미국 내 전기차 배터리 공장 등에 노조를 조직하기 위해 총 4000만 달러를 투입한다.
한국 배터리 기업과 미국 완성차 기업의 합작 배터리 법인에서 추후 노조가 확산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분을 가진 현지 자동차 업체에 노조의 압박이 들어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포드와 SK온의 합작 법인인 블루오벌SK가 건설 중인 켄터키 공장의 경우 앤디 버시어 켄터키 주지사가 지난달 노조가 결성되지 않을 것이라고 진화에 나서기도 했지만, UAW 측은 노조를 조직할 계획이라며 압박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합작 법인의 노조 설립 움직임에 공식적으로는 미국 완성차 업체와 노조 간의 일이라며 한발 물러서 있지만 비용 상승 압박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노조 확산이 인건비 상승으로 이어지면 IRA의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효과도 줄어들 수 있는 만큼, 전기차 캐즘으로 보릿고개를 넘고 있는 국내 배터리 업계로서는 부담이 커진다.
올해 2분기 기준 국내 배터리 3사 가운데 AMPC를 제외하고도 흑자를 기록한 업체는 삼성SDI(006400)가 유일하다. SK온은 1119억 원의 AMPC에도 불구하고 4601억 원의 영업손실로 11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4478억 원의 AMPC를 반영해 1953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일각에선 UAW가 공식적으로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고 있는 만큼 오는 11월 진행될 미국 대선 결과가 향후 UAW의 세 확장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UAW를 달갑게 볼 수 없을 것이고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되면 UAW에 조금 더 힘을 실어줄 수 있다"며 "정권을 누가 잡는지가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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