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겁먹었다" 美 3열 전기차 시장 패는 현대차그룹 '9·9' 형제
기아 대형 SUV 'EV9' 8월 판매량, EV6 앞서며 순항…"높은 상품성·경쟁모델 부재"
현대차, 11월 LA오토쇼서 동급 아이오닉9 첫 공개…韓·美 동시 생산
- 이동희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현대차그룹이 미국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출시 이후 호평을 받은 기아 EV9에 이어 11월 현대차 '아이오닉9'을 공개해 대형 전기 SUV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계획이다.
8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기아(000270)는 지난 8월 미국에서 EV9을 2388대 판매했다. 기아의 미국 전기차 시장 주력 모델인 EV6(1885대)보다 500대 이상 더 팔렸다.
지난 7월에 이어 8월에도 두 달 연속 EV9 판매량은 EV6를 제치며 누적 판매량 역시 EV6를 바짝 뒤쫓았다. 올해 1~8월 EV6와 EV9의 미국 판매량은 각각 1만4373대, 1만3874대다.
EV9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인기가 더 많은 전기차다. 국내에선 지난달 92대를 포함한 올해 누적 판매량이 1478대에 그친다. 8월 한달 미국 판매량보다 적다.
업계는 미국 내 EV9 인기 원인으로 높은 상품성과 뚜렷한 경쟁 모델 부재 등을 꼽는다.
기아 미국판매법인은 지난해 9월 EV9을 출시하고 그해 12월부터 본격적인 고객 인도를 시작했다. 출시 이후 '세계 올해의 자동차'(WCOTY)를 비롯해 수많은 상을 석권하며 상품성을 인정받았다.
아직 경쟁 모델이 없다는 것도 소비자 시선을 끄는 이유다. 현재 미국 시장에서 판매 중인 준대형 전기 SUV는 EV9을 제외하면 아우디 Q8 e-트론, BMW iX, 리비안 R1S, 테슬라 모델 X 정도다.
소비자 가격(MSRP) 기준 EV9보다 2만 달러(약 2700만 원) 이상 비싼 차들이어서, EV9의 소비자 접근성이 부각되는 상황이다.
기아 EV9이 선전하고 있는 이 시장에 형제사인 현대차가 곧 뛰어든다. 특히 동급 전기 SUV 출시를 준비한 포드는 최근 생산 계획을 전면 철회하는 등 몸을 사리는 분위기여서 최근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대형 전기 SUV 시장 장악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현대차(005380)는 1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오토쇼에서 '아이오닉9'을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3열 전기 SUV인 아이오닉9은 지난 6월 부산모빌리티쇼에서 처음 공개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으나 주력 시장이 미국인 만큼 최초 공개 장소를 11월 LA 오토쇼로 정했다.
EV9과 동급인 아이오닉9은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적용한 현대차의 세 번째 전기차다. 국내 배터리 업체인 SK온의 고성능 하이니켈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탑재하며 1회 충전 주행거리는 EV9(501㎞)보다 더 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올해 초 아이오닉9 양산을 위해 충남 아산공장 설비 공사를 진행했다. 아이오닉9은 국내뿐 아니라 10월 가동 예정인 미국 조지아주 신공장(HMGMA)에서도 생산해 대당 7500달러 규모의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제혜택도 받을 것으로 보인다.
yagoojo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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