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 실을 배도, 컨테이너도 없어요"…中 싹쓸이에 수출기업 '신음'
무협, 수출입물류 애로신고센터 현황 분석…홍해사태에 中 밀어내기 이중고
물류비 증가·선복확보 차질 등 호소…해운운임은 일단 하락세 전환
- 금준혁 기자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국내 수출기업들이 홍해 사태와 중국발 저가공세가 맞물린 물류 적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 수출에 쓰이는 컨테이너선과 컨테이너를 모두 쓸어가는 통에 국내 기업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4일 한국무역협회가 수출입물류 애로신고센터를 통해 접수된 63개 수출기업(7월 16일 기준)의 고충 현황을 분석한 결과, 수출기업은 물류비 증가(42.9%, 복수응답)로 가장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선복 확보 차질(21.2%) △운송 지연(19.4%) △컨테이너 확보 애로(13.8%) 등을 어려움으로 호소했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홍해 사태'에 따른 물류 적체 여파다. 아프리카와 중동 사이에 있는 홍해에서 하마스를 지지하는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수에즈 운하 통행이 중단되자 글로벌 선사들이 남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하며 운항 일수가 늘고 선박이 부족해졌다.
특히 선박 확보에 용이한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들이 받는 타격이 컸다. 일례로 글로벌 선사들이 이윤이 높은 미주와 유럽 노선으로 선박을 투입하자, 동남아로 갈 선박이 부족해 해당 지역으로 수출하는 중소기업의 부담이 늘어났다.
주요 사례를 살펴보면 물류비가 크게 상승해 물량 수주 자체가 제한되거나, 수출해도 적자가 난다는 경우가 있었다. 선박 스케줄이 극심하게 달라져 납기 지연 등 이중고를 겪는다는 의견도 다수였다.
이같은 상황에 중국발 수출 밀어내기가 맞물리며 악화했다. 지난 5월 미국 정부가 철강, 반도체 등 중국산 수입품에 180억 달러(약 24조 200억 원) 수준의 관세를 인상하겠다고 밝히자, 기존에도 싼값에 물량을 밀어냈던 중국 기업들이 서둘러 물량을 쏟아냈다,
글로벌 선사들이 대물량, 고운임의 중국 화물 선적을 위해 한국에 배정하는 선박을 줄이며 기업들이 선박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선박 확보가 지연돼 화물을 보관하는 비용도 함께 늘었다. 수출할 제품을 실을 컨테이너도 중국에서 빨아들이다 보니 선박뿐만 아니라 컨테이너도 부족한 상태다.
이에 올해 글로벌 해상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코로나19 기간 이후 처음으로 4000선을 넘봤다. 현재는 여름휴가 기간에 따른 물동량 감소로 2900까지 밀린 상태다. 그럼에도 지난해 9월 1000선을 오간 것과 비교하면 물류비가 1년 만에 3배 이상 뛰었다.
이에 기업들은 △물류비 지원 △국적선사의 한국화물 우선 선적 △제품에 따라 확정적인 선복 확보 지원 △컨테이너 확보 사전 조치 등의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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