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힘들다" 中, 신규 제철소 금지…저가물량 신음 韓철강 '햇살'
中 내수경기 침체로 철강 과잉공급 심각…"예상보다 더 길고 혹독한 겨울"
국내 업계 "캐파 줄어들면 장기적으로 유리"…철광석 가격 약세는 리스크
- 박종홍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중국 정부가 자국 내 신규 제철소 건설을 금지하면서 철강 감산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의 과도한 철강 생산 물량에 신음해 온 국내 철강 업계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1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중국 공업신식화부는 최근 '철강 생산능력 교체작업 중단에 대한 고시'를 통해 지난달 23일부로 업체가 새 제철소 계획을 발표하는 것을 불법으로 간주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그간 새 제철소를 지으려면 기존 설비를 대체하도록 규정해 왔는데 이조차 아예 막은 것이다. 공업신식화부는 "현재 철강 산업의 수급 관계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금지 배경을 설명했다.
그간 중국 철강은 내수 침체, 특히 부동산 경기 침체로 타격을 입었다. 자국 내 남아도는 철강 물량을 싼값에 해외로 밀어내는 한편 생산 물량을 줄이며 대응해 왔다. 업계에선 올해 중국 철강 수출 물량이 2016년 이후 처음으로 1억 톤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7월 중국 조강(쇳물) 생산량은 전년 대비 9% 감소한 8294만 톤으로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1~7월 누적 생산량은 6억 1372만 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줄었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과잉 공급 문제가 해소되지 않자 중국 정부가 추가적인 조치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철강업체인 중국 바오우스틸의 후왕밍 회장은 최근 "중국 철강 산업 상황은 예상보다 더 길고, 춥고, 견디기 힘든 혹독한 겨울과 같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여기에 주요 국가들이 중국 철강에 대한 관세 장벽을 높이면서 중국 철강 업계는 내우외환을 맞았다. 미국은 지난 5월 중국산 철강에 대한 관세를 기존 7.5%에서 25%로 인상한 바 있으며 최근엔 캐나다 정부가 중국 철강에 25%의 신규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간 중국의 저가 물량 공세에 국내외 시장에서 고전해 온 포스코와 현대제철(004020) 등 업체들은 하반기에는 중국의 감산으로 실적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신규 제철소 금지 조치에 대해 "향후 실제 생산량에 얼마나 영향이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하지만 글로벌 공급 과잉 측면에서 생각하면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신규 제철소를 허가하지 않고 노후 설비까지 지속적으로 폐쇄한다면 캐파(생산량) 자체가 줄어드는 것이니 장기적으로 봤을 땐 국내 업계에 불리하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의 경우 올해 상반기 기준 재고자산회전율이 4.98회로, 지난해 같은 기간 4.87회 대비 높아지기도 했다. 재고자산회전율은 기업이 얼마나 오랜 기간 재고를 보유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회전율이 높을수록 재고 손실을 막을 수 있다.
다만 최근 철광석 가격이 2022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톤당 100달러선을 깨면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고, 이는 철강 제품 가격 하락 요인인 만큼 섣부른 낙관은 금물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기준 철광석의 톤당 시세는 96.09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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