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릴 줄 아는 소형 전기 SUV…지프 첫 전기차 '어벤저'[시승기]
유럽 시장서 출시 후 누적 10만대 이상 판매…"지프 전동화 방향성"
출력 대비 뛰어난 주행성능…완충 주행거리 292㎞로 다소 짧아
- 이동희 기자
(남양주=뉴스1) 이동희 기자 = 스텔란티스 산하 브랜드 지프가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어벤저'(Avenger)를 국내에 출시했다.
어벤저는 지프가 내놓은 첫 전기차로 2022년 말 유럽 시장 출시 이후 누적 계약 10만건 이상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다. 중동을 제외한 아시아 시장에서는 한국에서 처음 출시했다.
올해 200여대 들여올 계획이다. 방실 스텔란티스코리아 사장은 "어벤저는 전동화 시대를 맞이하는 지프의 방향성이자, 지프가 가진 자유와 모험 정신을 시대의 흐름에 맞게 재해석한 결과물"이라고 소개했다.
지난 27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미디어 시승회에 참석해 어벤저를 시승했다.
이날 시승회에는 스텔란티스코리아 경영진뿐 아니라 니르말 나이어 스텔란티스그룹 인도·아시아태평양 지역 세일즈 마케팅 총괄 등 스텔탄티스그룹 임원도 참석했다.
니르말 나이어 총괄은 "한국은 중요한 시장으로 인도·아시아태평양 지역 첫 출시를 결정했다"며 "어벤저가 한국 시장에서 지프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어벤저는 소형 전기 SUV인 만큼 차체가 크지는 않다. 지프 하면 떠올리는 SUV의 강인함보다는 아기자기한 모습이다. 차 길이는 기존 지프의 소형 SUV '레니게이드'보다 170㎜ 짧은 4085㎜다.
전면은 '세븐 슬롯 그릴' 디자인으로 지프 헤리티지를 표현했다. 가로로 길게 뻗은 주간주행등(DRL)은 전면부를 더 날카롭게 보이게 했다. 후면 테일 램프는 X자 제리캔(휴대용 연료통) 디자인으로 브랜드 정체성을 표현했다.
실내는 넓지 않지만, 곳곳에 수납공간을 마련해 실용성을 강화했다.
대시보드와 글러브 박스 사이에 휴대전화와 지갑 등 물건을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을 뒀다. 스텔란티스코리아에 따르면 차량 내부 수납공간은 34리터(L)로 탁구공 약 580개를 넣을 수 있는 크기다.
대시보드 중앙에 위치한 10인치 크기의 터치스크린 아래 실내 공조와 변속 등을 위해 물리 버튼이 있어서 직관적이다. 다만 대시보드 등 실내 마감은 매끄럽지 않았다. 천장이 낮아 답답하긴 했으나, 기본으로 제공하는 글라스 선루프가 답답함을 조금 덜어줬다.
어벤저는 도심 좁은 골목에서 작은 차의 장점을 드러냈다. 카페에서 출발해 서울 외곽 도로에 나가기까지 편리하게 주행할 수 있었다. 방향지시등과 비상등 소리는 흥겨울 정도로 경쾌했다.
시승은 경기 남양주의 한 카페까지 편도 36㎞ 구간에서 이뤄졌다.
어벤저 주행 성능은 최대 출력 156마력, 최대 토크 270Nm이다. 높은 출력이 아니지만 가속 성능은 준수했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변경하면 기대 이상의 가속 성능을 제공했으며, 전기차 특유의 회생제동은 느낄 수 없었다.
시승 구간에는 1㎞ 길이의 오프로드 코스도 포함됐다. 자갈길과 진흙길 등으로 이뤄진 이 구간에서 주행 모드를 변경하며 짧게나마 오프로드 성능도 체험했다.
어벤저는 지프 고유의 지형 설정 시스템을 통해 주행 환경에 따라 머드, 샌드 등 주행 모드를 선택할 수 있으며 내리막 주행 제어 장치(HDC) 기능이 기본 적용돼 내리막길 주행 중 속도 제어 등이 가능하다.
또 200㎜의 차체 지상고와 615㎜의 시트 높이는 오프로드 주행 시 수월하게 시야를 확보하게 했고, 배터리 보호를 위해 차체 하단에 실드를 적용해 안전성을 강화했다.
시승 구간을 왕복한 후 계기판에 남은 배터리 잔량은 59%였다. 전비는 kWh당 5.1㎞로 복합 기준 공인 전비(5㎞)와 비슷하게 나왔다.
배터리는 중국 CATL의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를 탑재했다. 용량은 54kWh로 1회 완충 주행거리는 292㎞다. 동급 경쟁 차종보다 짧은 게 흠이다.
어벤저는 국내서 △론지튜드 △알티튜드 등 두 가지 트림으로 판매하며 향후 사륜구동 모델도 선보일 예정이다. 가격은 론지튜드 5290만 원, 알티튜드 5640만 원이며 전기차 보조금 적용 시 4000만 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
yagoojoa@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