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엘리베이터 사려는 中…성공하면 승강기 업계에 벌어질 일들
GS건설, GS엘리베이터 매각 추진…후보군에 中기업 포함
점유율 1%로 당장 영향은 제한적…저가공세로 시장교란 또는 '메기' 역할 가능성
- 최동현 기자, 전준우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전준우 기자 = GS건설이 매각을 검토 중인 GS엘리베이터의 인수 후보군에 중국 기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승강기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 기업이 GS엘리베이터를 인수하게 될 경우 국내 승강기 시장에 중국 자본이 유입되는 첫 사례가 된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이 자회사인 GS엘리베이터의 매각에 나서자 중국 업체가 인수 의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관계자는 "다수 업체와 협상 중이고 중국 업체도 포함된 건 맞는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고,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GS엘리베이터는 GS건설이 지난 2021년 설립한 엘리베이터 설치·유지보수 자회사로, 충남 아산과 베트남에 공장을 두고 있다. 허윤홍 GS건설 사장이 2020년 신사업 부문 대표를 맡아 추진했던 사업이었지만 아직까진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GS엘리베이터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현재 국내 승강기 시장은 '빅3'인 현대엘리베이터, 티케이엘리베이터, 오티스엘리베이터가 점유율 80%를 장악하고 있다. 업계는 GS엘리베이터의 점유율이 1%대 수준인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승강기 시장은 입찰제로 운영되는데, 중국 기업이 GS엘리베이터를 인수해 '저가 수주'에 나서면 시장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업계에서 GS엘리베이터의 인수 후보군을 주시하고 있는 이유다.
GS엘리베이터는 국내 공장을 통해 제품을 공급하기 때문에 다른 제조업처럼 중국의 '저가 재고 밀어내기'의 대상은 되지 않겠지만, 중국산 기계장비나 부품을 싸게 들여와 단가를 낮추면 국내 시장에서 '가격 경쟁'이 불붙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6~7월 한 달간 전국 제조업체 2228개사를 조사한 결과, 중국의 저가 공세로 피해를 보았다고 답한 기업 중 기계장비업의 비율은 30.8%로 전체 업종에서 6번째로 높았다.
업계 관계자는 "GS엘리베이터는 유지·관리가 주력이고, 시장 점유율이 낮기 때문에 (중국 기업에) 매각되더라도 당장 시장에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는 게 전반적인 분위기"라면서도 "저가의 중국 부품으로 가격을 확 낮추면 시장에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GS엘리베이터가 중국 기업에 인수돼 기술력을 한층 고도화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승강기 시장으로 현지 업체의 기술력은 글로벌 기업에 뒤지지 않는다는 게 시장 평가다. 단가를 낮추고 품질을 높일 경우 국내 시장에 '메기' 역할을 할 가능성도 있다.
GS건설은 GS엘리베이터 매각이 초기 단계인 만큼, 섣부른 예단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GS건설은 "(GS엘리베이터) 지분 전체를 매각할지 일부를 매각할지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며 "중국 기업의 인수 가능성도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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