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도 꽂혔다…LG전자 뛰어든 AI 데이터센터 '액체 냉각'
LG전자, 액체 냉각 설루션 상용화 추진…CTO·그룹사 등 동원해 총력
AI 데이터센터 '열관리' 현안 부상…"글로벌 기업과 파트너십도 추진"
- 김재현 기자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LG전자(066570)가 점점 더 뜨거워지는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를 식히기 위한 또 한 번의 도전에 나선다. 최근 핵심 열 관리 기술로 떠오른 '액체 냉각'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LG전자의 '유니콘 사업'으로 꼽히는 냉난방공조(HVAC)·칠러 부문이 도약할 신무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액체 냉각 설루션 상용화를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LG전자 기술 개발을 이끄는 CTO(최고기술책임자)와 LG전자 생산기술원, LG그룹 계열사가 힘을 보탰다.
데이터센터 냉각 사업은 기업들의 '차세대 먹거리'로 떠올랐다. AI 열풍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면서 열 관리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데이터센터는 늘 후끈하다. 천문학적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느라 섭씨 30도 이상의 열을 내뿜는다. 데이터센터의 적정 온도는 20~25도다.
AI 가속기나 서버 성능 저하를 막고 안정적으로 센터를 운영하려면 열을 잡아야 한다. 현재 데이터센터 총사용 전력의 40~50%가 열 관리에 쓰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데이터센터 냉각 기술도 다양해지고 있다. 크게 차가운 공기로 열을 식히는 공기 순환 냉각방식(공랭식)과 액체를 활용해 열을 뺏는 액체 냉각방식(수랭식)으로 나뉜다.
데이터센터 열 관리 시장은 공기 순환 냉각방식이 주류다. 에어컨이 일반화한 것과 비슷한 이치다. LG전자도 건물용 대형 에어컨인 '칠러'가 핵심 제품이다.
하지만 조만간 액체 냉각으로 빠르게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액체가 공기 순환보다 냉각 효율이 우수하기 때문이다. 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오는 2026년 데이터센터의 액체 냉각 비중이 57%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초기 단계인 만큼 설치·관리 비용이 많이 들어 높은 수익성도 기대할 수 있다. 액체 냉각 설치 비용은 공기 순환 냉각보다 3배 이상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향후 AI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이 서버·AI 칩 손상에 따른 손해를 감안한다면 액체 냉각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액체 냉각방식은 △서버를 적재하는 '랙'(Rack) 전체를 냉각하는 '랙 냉각' △서버 내 프로세서나 반도체 등 칩을 냉각하는 '칩 냉각' △서버나 칩을 특수용액이 담긴 쿨런트(냉각제)에 담가 열을 식히는 '액침 냉각' 등으로 구성된다.
LG전자는 이 가운데 칩 냉각과 액침 냉각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액체 냉각 중에서도 냉각 효율이 뛰어나서다.
이재성 LG전자 에어솔루션사업부장은 "자사가 보유한 열 교환 및 제어 기술, 새로운 냉매 기술을 활용해서 상용화를 발 빠르게 준비하고 있다"며 "글로벌 전문기업과 파트너십을 하기 위한 적극적인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오는 2027년까지 칠러 등 냉각 장비 사업에서 매출 1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액체 냉각까지 상용화에 성공한다면 새로운 '캐시카우'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액체 냉각은 빅테크도 눈독을 들이는 기술이다. 미국 엔비디아도 자사 차세대 AI 가속기 '블랙웰'에 액체 냉각 방식을 적용하기로 했다. 엔비디아는 액체 냉각 방식 적용 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가 기존보다 28%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텔도 AI 가속기 '가우디3'에 공기 순환·액체 냉각방식을 모두 지원하고 있다. 액침 냉각에 쓰이는 액침냉각유 개발에는 윤활유 기술을 가진 정유사들이 참전해 격전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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