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안보 순위' 중국에도 잡혔다…日 6위·中 25위·韓 39위

한경협 보고서…최근 10년간 3국 중 韓만 두 단계 하락
"식량안보 시급한데 法엔 개념도 없어…곡물 유통망 강화해야"

한국경제인협회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한국·중국·일본 3국 중 우리나라만 최근 10년간 식량안보 종합 순위가 두 계단 떨어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7일 한국경제인협회가 발표한 '신산업 제안 시리즈③ 식량안보'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한중일 3국의 식량안보지수는 한국 39위, 중국 25위, 일본 6위로 집계됐다. 영국 EIU가 전 세계 국가들의 식량 구매·공급능력 및 품질·안정성, 지속가능성, 기후변화 적응력 등 항목을 종합해 산출한 수치다.

일본은 2012년 7위였다가 2022년 6위로 한 단계 상승했는데, 이 기간 큰 변동 없이 세계 10위권을 꾸준히 유지했다. 중국은 2012년 49위였지만 10년 동안 24계단 끌어올렸다. 한국은 10년간 37위에서 44위 사이에서 변동하다 2계단 떨어졌다.

식량산업은 생산과 수요가 매우 비대칭적이다. 식량이 남아 수출하는 국가는 미국·브라질·아르헨티나·러시아·우크라이나·호주 6개국에 불과한 반면, 식량이 부족해 수입하는 국가는 130여국에 달한다.

또 세계 수요는 1년 365일 내내 지속되는데, 곡물 수확 시기는 북반구는 8~10월, 남반구는 2~4월로 한정적이다. 여기에 이상기후와 지정학적 분쟁으로 공급·유통에 차질을 빚으면서 곡물 가격 변동성이 과거보다 커진 상황이다.

한국이 일본·중국에 비해 식량안보 구조가 취약한 점도 문제다. 한경협은 "우리나라는 수수·밀·대두 등 주요 곡물을 90% 이상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식량안보 중요성이 큰 반면, 해외 곡물 유통망 구축 측면에선 일본·중국 대비 초기 단계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곡물 확보 면에서는 대량 곡물 수입국 대비 국내 수요가 적어 곡물 구매 시 국제입찰 시장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고, 국제 곡물가격 변동 시 농산물 물가 또한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조"라고 부연했다.

재계에선 '식량안보 강화'를 위한 입법 및 해외 곡물 유통망 강화 등 정책적 대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경협은 "지난해 일본과 중국은 자국 식량안보를 위해 식량안보 관련 법을 제·개정했고, 올해 해당 법안이 모두 발효됐다"며 "이에 비해 우리나라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기본법'에는 구체적인 식량안보 개념이 없고, 공급망 리스크 등 외생변수로 인한 안정적 식량 공급이 점차 어려워지는 현실을 명확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식량안보를 법에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식량은 단순한 먹거리 문제가 아닌 국가안보와 연결되는 사안"이라며 "식량공급 안정을 위해 선도기업을 적극 지원‧육성하고, 해외 곡물 공급망 확보와 비축에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