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알리·테무, 韓 직구로 돈쓸어담는데…'한한령'에 역직구 3분의1 토막

대한상의 유통물류 통계집…10년간 직구 4.1배 늘고 역직구 72%↓
직구족, 美쇼핑몰서 알리·테무로 이동…"K-유통 경쟁력 강화 시급"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알리·테무 등 중국 쇼핑 플랫폼의 등장으로 국내 소비자의 해외 직접구매(직구) 규모는 최근 10년간 꾸준히 증가한 반면,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여파로 역직구(수출)는 2019년 정점을 찍었다가 지난해 3분의 1 토막이 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6일 발간한 '2024 유통물류 통계집'에 따르면, 온라인을 통한 해외 직구 규모는 2014년 1조 6000억 원에서 지난해 6조 7000억 원으로 4.1배 늘었다.

반면 해외 역직구 규모는 2014년 7000억 원에서 2019년 6조 원까지 급증했다가, 성장세가 꺾이면서 지난해 1조 7000억 원까지 축소됐다. 지난해 기준 해외 직구와 역직구 간 거래액 격차는 5조 원에 달했다.

상의는 역직구가 급감한 원인 중 하나로 중국의 한한령을 꼽았다. 마종수 한국유통연수원 교수는 "한한령으로 중국 정부가 한국 관광뿐만 아니라 화장품·식품·콘텐츠 구입을 제한하면서 중국 화장품 역직구 시장이 직격탄을 맞았다"고 분석했다.

실제 중국 역직구에서 화장품 품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80~90%다. 화장품 역직구 규모는 2020년 4조 9000억 원을 정점으로 하락세를 탄 이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의 해외 직구는 2021년까진 미국 쇼핑몰이 주류였지만, 저가를 앞세운 알리·테무 등 중국 쇼핑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판도가 바뀌었다.

한국유통학회장인 이동일 세종대 교수는 "2021년까지만 해도 아마존, 베스트바이 등 미국 쇼핑몰을 중심으로 국내 소비자 이용이 지속해서 증가해 왔고, 직구에서 미국 비중이 가장 높았다"며 "알리·테무 등 C커머스 플랫폼의 글로벌 진출이 가속화되고 국내 진출이 본격화한 2023년부터 중국 비중이 높아지면서 직구의 성장 폭이 더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최근 10년간 직구 품목 1위는 의류·패션으로 2014년 7765억 원에서 지난해 3조 699억 원으로 늘었다. 2위는 음·식료품으로 3006억 원에서 1조5017억 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역직구 품목 1위는 화장품으로 2570억 원에서 1조440억 원으로 늘었다.

대한상의는 "플랫폼을 통한 역직구는 실제 성장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아직 역부족 상황"이라며 "K콘텐츠, K뷰티, K푸드 등이 한류 열풍으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경쟁력 있는 품목과 중소기업·소상공인의 플랫폼 진출이 활발해질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장근무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유통소매시장에서의 온오프라인 간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제품의 가격경쟁력도 중국에 비해 약화하고 있어 유통 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민관이 힘을 합쳐 글로벌 유통시장 진출 확대를 위한 역직구의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