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서비스센터 인력 키우면 수주 줍줍"…건설장비 '사우디 잭팟' 비결
굴착기 등 100대 수백억어치 수주…원활한 사후관리 위해 연초 거점교육센터 설립 주효
美 불황에 동남아·중남미 등 신흥시장 눈돌린 업계…현지거점 구축해 경쟁력 강화
- 박종홍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글로벌 경기 불황으로 신흥시장에서 활로를 찾는 건설기계 업체들이 현지 거점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서비스 교육 강화나 부품 공급 등 애프터마켓(AM) 서비스를 강화해 수주 실적을 내는 선순환 구조를 겨냥한 전략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267250)의 건설기계 자회사인 HD현대인프라코어(042670)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종합건설기업 SAPAC, 네스마 앤 파트너스 컨트랙팅과 굴착기 및 휠로더 100대에 대한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달 말까지 50톤급 대형 굴착기 20대, 20톤급 중형 굴착기 40대, 대형 휠로더 40대를 순차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계약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수백억 원대로 알려졌다. 해당 장비들은 2027년까지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 외곽순환도로를 조성하는 '리야드 링 로드 프로젝트'에 투입된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이보다 앞서 올해 초 사우디에 거점교육센터(RTC)를 설립하며 서비스 담당자들의 기술 역량 강화에 나선 바 있는데, 센터 설립이 수주를 따내는 데 한몫했다는 평가다.
HD현대건설기계(267270)는 최근 인도네시아 항구도시인 발릭파판에서 신규 서비스센터를 착공하며 동남아 시장 공략에 나섰다. 멕시코와 칠레에 현지법인을 신설하며 중남미 시장 영업망 강화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건설기계 업체들이 신흥 시장에서 각종 거점 확보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타 업체와의 수주 경쟁에서 제품의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유지·보수 서비스 제공 여부가 중요한 변수가 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남미 등에서 거점 설립 외에도 서비스·기술 담당자 교육을 진행하며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수출에 있어 현지 서비스센터망을 구축하는 게 중요한 것과 마찬가지다. 건설장비는 승용차보다 훨씬 고가인 데다 복잡한 장비인 만큼 고객사로서는 고장에 대비한 유지보수 편의성을 크게 고려할 수밖에 없다.
업계는 기존에 수주했던 지역에도 현지 네트워크를 구축, 경쟁력을 확보하며 추가 수주를 노리고 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지난해 9월 굴착기 51대를 공급했던 브라질에 올해 부품공급센터를 개소하기도 했다.
건설기계 업계는 지난해까지 수년간 미국과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에 힘입어 호실적을 거뒀지만 올해 들어 글로벌 경기가 둔화, 실적이 악화되면서 신흥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일정 부분 성과를 올리기도 했는데 HD현대건설기계의 경우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9.3% 감소하며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인도와 브라질 등 신흥 시장에선 전년 동기 매출이 22% 증가했다.
이한결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남미 지사 오픈과 아프리카 지역의 판매망 강화로 일부 지역에서 성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다"며 "인도와 브라질은 하반기에도 견조한 수요에 힘입어 실적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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