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총수일가 주식담보 비중 1년 반 새 4.3%p↓…"상속세 내느라"

CEO스코어, 대기업집단 78곳 대상 주식담보 현황 분석
주식담보 비중 1위는 태영…2022년 0%→현재 91.6%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국내 대기업 오너일가의 주식담보 비중이 1년 반 새 4.3%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식 매각과 대출로 상속‧증여세를 납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오너일가 주식담보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태영그룹으로 조사됐다.

21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대기업집단 88곳 중 동일인이 있는 78곳을 대상으로 주식담보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이달 9일 기준 오너일가의 보유 주식 중 담보로 제공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24.8%로 지난 2022년 말(29.1%) 대비 4.3%P 줄었다.

이 가운데 담보대출(본인 소유 주식으로 대출) 비중은 11.6%에서 15.7%로 4.1%P 증가했다. 납세담보(세금 관련 공탁‧연부연납) 비중은 15.8%에서 7.8%로 8.0%P 감소했고, 담보제공 비중도 1.7%에서 1.3%로 0.4%P 줄었다.

조사 대상 중 오너일가의 주식담보 비중이 가장 높은 그룹은 태영으로 나타났다. 태영그룹 오너일가의 주식담보 비중은 2022년 말 0%에서 현재 91.6%로 급증했다.

워크아웃에 돌입한 태영건설(009410)에 담보로 제공한 보유주식에 91.6%를 담보설정했기 때문이다. 태영은 채권단의 신규 자금 지원을 조건으로 윤석민 회장의 티와이홀딩스(363280) 지분(1282만7810주)과 윤세영 창업 회장 지분(26만6955주), 티와이홀딩스가 보유한 SBS 지분(556만6017주)이 담보로 잡혀 있다.

아이에스지주가 2위를 차지했다. 아이에스지주 오너일가의 주식담보 비중은 2022년 말 69.9%였으나 현재 82.7%에 이른다.

3위인 롯데그룹 오너일가의 주식담보 비중은 2022년 말 49.9%에서 현재 81.7%를 기록하며 31.8%P의 증가세를 보였다.

이 외에도 오너일가의 주식담보 비중이 50%를 넘는 곳은 13곳 더 있었다. 금호석유화학(011780)(58.8%)을 비롯해 △DB(58.2%) △한화(000880)(55.5%) △한진(002320)(54.8%) △DN(52.8%) △SK(034730)(52.7%) △파라다이스(034230)(52.6%) △한솔(52.5%) △HD현대(267250)(52.4%) △코오롱(002020)(52.1%) 등이다.

반면 같은 기간 담보비중 감소 폭이 가장 큰 기업은 KG그룹이다. KG 오너일가의 담보비중은 2022년 말 19.2%에서 현재 0%로 축소됐다. 곽재선 회장과 그의 아들 곽정현 사장, 딸 곽혜은 부사장 등이 특수관계자 담보제공 건을 해소하거나 담보대출을 상환하면서다.

삼성그룹이 뒤를 이었다. 삼성 오너일가 담보비중은 48.1%에서 34.2%로 13.9%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기간 담보대출 비중이 8.4%P 증가했지만, 납세담보 비중은 납세담보 비중은 22.4%P 줄었다. 담보대출과 주식처분을 통해 상속세를 납부하면서다. 삼성 오너일가는 고(故) 이건희 선대 회장 사망 후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해 약 12조 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분할납부하고 있다.

kjh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