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열 정비하는 전삼노…교섭권·파업권 확보 절차 다시 밟는다
"파업 불안요소 제거 위해 2노조가 '전략적 교섭' 요구하기로"
'3만6천명' 최대노조 전삼노, 다시 대표교섭권 확보 수순
- 박주평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삼성전자(005930) 최대 노동조합인 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가 대표교섭권과 파업권을 다시 확보하는 절차를 밟으며 전열을 정비한다. 다른 노조가 협의 없이 교섭을 신청해 파업권을 상실하는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장기전 채비에 나선 것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전삼노 손우목 위원장과 이현국 부위원장은 전날(19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오늘 2노조(구미네트워크노동조합)를 만나 파업 관련 불안요소(타노조 개입 등)를 제거하고 안정적인 투쟁을 위해 2노조에서 전략적 교섭을 요구하기로 협의했다"고 밝혔다.
전삼노는 지난해 8월 대표교섭권을 확보하고 1년간 교섭을 체결하지 못해 이달 5일까지만 대표교섭노조 지위가 보장됐다. 이후에는 다른 노조가 사측에 교섭을 요구하면 개별 교섭을 진행하거나 교섭 창구 단일화 절차를 밟아야 해 전삼노는 교섭권과 쟁의권을 상실한다.
아직 교섭을 신청한 노조가 없어 쟁의권을 유지 중인 전삼노는 게릴라 파업, 광복절 징검다리 휴일 파업 등을 진행해 왔지만, 향후 투쟁의 불확실한 요소를 지우기 위해 선제적으로 2노조에 교섭 신청을 요구한 것이다.
현재 삼성전자에는 최근 사무직노동조합(1노조)와 통합해 최대노조이자 1노조가 된 전삼노, 구미네트워크노조(2노조), 동행노동조합(3노조), 삼성그룹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옛 DX노조, 5노조) 등 4개 노조가 있다. 다른 노조는 교섭을 신청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동행노조는 확답하지 않았다.
동행노조는 지난달 "대표 노동조합의 총파업을 통한 협상이 회사와의 첨예한 대립으로 더 이상 합리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없는 길로 들어서고 있다"며 전삼노를 비판해 교섭 신청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오는 10월1일로 예정된 차기 집행부 선출 이후 운영 방향을 정할 계획이다. 최근 6노조 설립 움직임도 전삼노에는 불안 요소다.
이날 2노조가 사측에 교섭을 신청하면 사측은 즉시 모든 노조에 해당 사실을 공지한다. 사측은 복수노조 체제에서 개별 교섭의 실익이 크지 않아 노조에 교섭창구 단일화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현재 전삼노는 3만6636명으로 가장 많은 조합원을 보유하고 있어 이르면 다음 달에 다시 대표교섭권을 확보하게 될 전망이다.
이후 다시 사측과 교섭을 진행하고, 교섭을 타결하지 못하면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신청, 조정중지, 쟁의권 확보, 파업 찬반투표 등 절차를 다시 밟게 된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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