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본궤도에 100조 실탄 채운 삼성전자…'대형 M&A' 온다
올해 영업이익 50조 육박 전망…최근 잇단 스타트업 인수로 '예열'
JY 적극적 대외 행보 주목…전장·로봇·반도체 관련 기업 등 후보 거론
- 김재현 기자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올해 상반기 실적이 본궤도에 오른 삼성전자(005930)가 하반기 '미래'를 대비한 대형 인수합병(M&A)에 나설지 주목된다. 두둑한 '실탄'을 쌓아놓은 데다 최근 스타트업 인수 재개, 총수의 공격적 대외 행보 등을 감안하면 공언했던 연내 빅딜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삼성전자의 실적이 완연한 상승 흐름에 올라타면서 신성장 동력에도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17조 499억 원으로 집계됐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46조~47조 원의 영업이익을 예상하는 만큼 하반기 약 30조 원 안팎을 더 벌어들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장의 예상치는 반도체 다운턴 직전인 2022년 영업이익(43조 377억 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실적 안정화로 미래 먹거리에 대한 기대도 커진다. 대형 M&A를 추진할 실탄은 충분한 상태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삼성전자의 현금 등 자산은 1분기 말(97조 3928억 원)보다 3.5% 증가한 100조 7955억 원으로 집계됐다.
현금 등 자산은 현금 및 현금성 자산, 단기금융상품, 단기상각후원가금융자산 등을 말한다. 차입금도 16조 4814억 원으로 상대적으로 적다.
최근 잇단 글로벌 스타트업 인수가 '빅딜 예열'이라는 시각도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세계 최고 수준의 '지식 그래프' 기술을 보유한 영국 스타트업 '옥스퍼드 시멘틱 테크놀로지스'와 인수 계약을 맺었다. 지식 그래프는 관련 있는 정보들을 서로 연결된 그래프 형태로 표현해 주는 기술로, 빠른 정보 검색과 추론을 지원해 정교하고 개인화된 인공지능(AI)을 구현한다.
삼성전자 자회사 삼성메디슨도 지난 5월 프랑스의 AI 기반 의료 스타트업 '소니오'를 품었다. 소니오는 산부인과 초음파 진단 리포팅 기술을 갖춘 회사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대외 행보와 발언도 눈에 띈다. 이 회장은 최근 2주간의 '파리 올림픽 비즈니스'를 마치고 귀국길에서 평소 출장 관련 말을 아끼던 것과 달리 성과를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그는 "자세한 내용은 말씀드리기 힘들지만 많은 분과 (미팅을) 했다"고 했지만, 표정에는 자신감과 여유가 넘쳤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 내내 비즈니스 관련 언급 자체를 안 하던 이 회장이 우회적이지만 답을 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비즈니스 사안은 극비라 공개할 수 없겠지만 그동안 축적된 대외 행보가 사업적 성과로 이어졌다는 것을 시사한 것 아니겠느냐"라고 관측했다.
대형 빅딜에 대한 공언도 이미 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삼성전자의 M&A는 많은 부분 진척됐다"며 "조만간 주주에게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자의 대형 M&A는 2017년 전장·오디오 회사 하만 빅딜이 마지막이다. 당시 M&A도 이 회장이 진두지휘했다.
하만은 인수 초기 부침을 겪었지만 마침내 '실적 효자'로 거듭났다. 지난해 처음 영업이익 1조 원 시대를 열었고 올해도 상반기까지 약 5600억 원의 영업익을 내며 순항 중이다.
관심은 빅딜 대상이다. 분야는 전장(차량용 전기·전자 장비), 로봇, 반도체 관련 업체 등이 거론된다.
앞서 삼성전자가 독일 콘티넨탈의 전장사업 부문을 인수할 수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지난해 지분 14.99%를 사들이고 향후 지분을 59.94%까지 확보할 수 있는 콜옵션(매수청구권) 계약을 맺은 로봇 전문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도 유력 후보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핵심 사업이 반도체인 만큼 포토레지스트 기업을 주목하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포토레지스트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핵심 소재로 꼽힌다.
kjh7@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