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 벤츠 전기차에 中 배터리…기술 논란된 '후발주자' 썼다
인천 지하주차장서 불난 전기차, 中 '파라시스' NCM 배터리 탑재
中, LFP 주력하다 최근 삼원계 제품군 확대…업계선 "기술력 의문"
- 최동현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인천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로 '중국산 배터리' 공포증이 번지고 있다. 화재 차량에는 중국 업체의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 제품이 탑재됐는데, 중국은 리튬인산철(LFP)과 달리 삼원계(NCM·NCA) 배터리 업력이 짧아 배터리 품질에 대한 의구심이 지속돼 왔다.
6일 국토교통부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인천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서 불이 붙어 전소된 벤츠 준대형 전기 세단 EQE에는 중국 '파라시스 에너지'(Farasis Energy) 배터리가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배터리는 NCM 삼원계 타입으로, 정확한 모델명은 알려지지 않았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5월 파라시스의 글로벌 배터리 출하량은 2.6GWh로 전년 동기보다 138.5% 늘어 점유율(2.4%) 기준 세계 8위를 기록 중이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화재 사고의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전기차 배터리 전반에 대한 불안감 확산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다만 일각에선 중국 배터리의 고질적인 안정성 논란이 이번 사고를 계기로 재조명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 2021년 3월 중국 국영 베이징자동차그룹(BAIC)은 파라시스 배터리에 대해 화재 발생 가능성이 있다며 전기차 3만여 대의 리콜을 시행했다.
이번 사고 차량에 탑재된 배터리가 중국의 주력 제품이 아닌 NCM 배터리라는 점도 업계가 주목하는 대목이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크게 저가의 LFP 배터리와 고가의 삼원계(NCM·NCA) 배터리로 양분되는데 그간 중국은 LFP 배터리를 중심으로,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는 삼원계 배터리를 집중 개발해왔다.
삼원계 배터리는 리튬과 인산철로 양극재를 구성하는 LFP 배터리와 달리 '니켈(Ni), 코발트(Co), 망간(Mn)' 혹은 '니켈, 코발트, 알루미늄(Al)' 조합으로 구성하는 이차전지다. LFP 배터리보다 비싸고 안정성을 잡기 어렵지만, 주행거리가 길고 에너지밀도가 높으며 무게도 상대적으로 가볍기 때문에 기술적 난도가 높다.
중국이 배터리 포트폴리오를 삼원계로 확장하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이다. 글로벌 1위 배터리 제조사인 중국 CATL도 2022년 중반에야 포트폴리오에 삼원계 배터리를 추가했다. 중국 배터리가 가격을 무기로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지만, 대규모 투자와 장기간 연구개발(R&D)이 필요한 기술력과 품질에 여전히 의문점이 붙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LFP 배터리는 시장에서 (품질이) 어느 정도 입증됐지만, NCM·NCA 배터리는 후발주자"라며 "배터리 수율 개선에만 천문학적 비용을 쏟는 한국과 달리 중국의 (NCM 배터리) 기술력이나 안정성은 업계 내에서도 의문이 많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배터리를 공급받는) 글로벌 OEM(완성차업체)에서도 이번 화재 사고를 주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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