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재편에 1조 확보' 두산에너빌 "신규 원전 사업 투자"

두산에너빌리티·밥캣·로보틱스 3사, 합병 관련 주주서한 공개
두산밥캣 "AI·자동화 주력…배당정책 승계·자사주 소각"

분당두산타워 전경(두산 제공)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두산그룹은 '두산로보틱스-두산밥캣 합병'으로 확보하는 1조 원의 재원을 신규 원전 사업에 투자한다. 또 두산로보틱스의 인공지능(AI)·자동화 기술을 두산밥캣의 소형 건설장비와 결합해 미래 산업용 자율주행 장비 시장 선도에도 주력한다.

두산에너빌리티·두산밥캣·두산로보틱스 3사는 4일 각 사 대표이사 명의의 주주서한을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그룹 내 '알짜 기업'인 두산밥캣을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떼어내 두산로보틱스와 합치는 사업 재편의 목적과 기대 효과를 주주들에 상세히 설명하며 소통에 나선 것이다.

먼저 두산에너빌리티(034020)는 사업구조 재편을 통해 차입금을 7000억 원 줄이고, 비영업용 자산 처분을 통해 확보한 현금 5000억 원을 원전 사업에 투입한다고 밝혔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는 서한에서 "원자력 발전 분야의 세계적 호황으로 전례 없는 기회를 눈앞에 두고 있다"며 "체코 원전에 이어 폴란드,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영국 등 향후 5년간 총 10기 내외의 수주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소형모듈원전(SMR) 사업에 대해서도 "최근 AI 전력 수요의 유력한 대안으로 대두되면서 회사가 수립한 5년간 62기 수주 목표를 대폭 초과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신기술 확보 및 적시 생산설비 증설을 위해 현금 확보와 더불어 추가 차입 여력 확보가 매우 중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터빈 사업과 관련해선 "스팀터빈은 유럽, 북미, 중동 등 해외 사업 추진을 위해 웨스팅하우스 노형 등과 협의할 예정이며 SMR 스팀터빈은 뉴스케일, 테라파워, 롤스로이스와 사업을 논의 중"이라며 "독자 개발한 가스터빈은 2038년까지 총 105기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박 대표는 두산밥캣 분할 시 배당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확보하는 1조 원을 미래성장동력에 투자할 경우 배당수익보다 훨씬 높은 투자수익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주 우려가 높은 분할 비율과 관련해선 "주가는 기업가치와 주식 수에 의해 결정되는데 분할 시 두산에너빌리티의 주식 수는 25% 감소하는 반면 기업가치는 10%만 감소하는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이에 따라 재상장 시점 두산에너빌리티 주식의 주당 가치는 두 비율의 차이만큼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두산밥캣(241560)과 두산로보틱스(454910)는 'AI·로봇 장비 시장' 선점이 이번 합병의 핵심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2031년 약 80조 원 규모로 형성될 산업용 자율주행 장비 시장을 선점하려면 선제적으로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의 역량을 합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스캇박 두산밥캣 대표이사 부회장은 주력 사업영역인 건설, 조경, 농업, 물류 분야의 소형장비 사업에서 'AI기술 기반 무인화·자동화 트렌드'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사를 비롯한 선도 업체들은 로보틱스 회사와 협력 또는 인수, 합병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부회장은 "건설장비 분야 글로벌 1위 업체인 캐터필러는 2020년 마블로봇을 인수했고, 농업장비 글로벌 1위인 디어앤컴퍼니는 2021년 베어플래그 로보틱스를 인수했다"면서 "두산밥캣도 로보틱스 소프트웨어 스타트업들과 기술적 협력을 추진해 오던 중 로보틱스와의 통합이 효과적인 방안이라 판단했다"고 했다.

박 부회장은 "양사는 주식교환 완료 이후 신속히 합병할 것"이라며 "보유하던 자사주 이외에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취득하게 되는 자사주를 전부 소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두산밥캣은 배당정책 승계는 물론 기존 자사주 이외에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취득하게 되는 자사주도 전부 소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는 "두산밥캣과의 통합으로 시너지를 창출해 사업 성장을 가속할 수 있을 것"이라며 "로봇의 최대 시장인 북미, 유럽 시장에서 압도적 네트워크와 비즈니스 인프라를 갖춘 두산밥캣과 통합하면 이 최대 시장에서 고객에 대한 접점이 현재 대비 약 30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류 대표는 "양사 간 시너지 창출을 통해 두산로보틱스는 5년 내 매출 1조 원 이상 회사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