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침냉각'에 미래 담근다"…정유업계 희망 떠오르는 사업

SK이노·에쓰오일, 하반기 중 제품 개발 완료 목표
안전성 향상에 주력…시제품 구축하며 효과 검증

SK텔레콤 직원들이 인천사옥에 설치된 액침냉각 테스트 장비를 점검하는 모습. (SK텔레콤 제공, 자료사진) 2023.11.14/뉴스1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국내 정유사들이 올해 하반기 액침냉각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정제마진 상승 기대감에 하반기 반등을 준비하는 정유업계가 미래 먹거리 사업도 동시에 추진하며 두 마리 토끼 공략에 나서는 모양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096770)과 에쓰오일(S-OIL)(010950)은 하반기 데이터센터용 액침냉각유의 제품 개발 완료 및 출시를 목표로 막바지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액침냉각이란 데이터센터 서버나 배터리 등을 비전도성 유체에 직접 넣어 식히는 방식이다. 기존 수랭·공랭 방식보다 효율이 높아 차세대 열관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퓨처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액침냉각 시장 규모는 2022년 3억 3000만 달러에서 2032년 21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전 세계 탈탄소 기조에 따라 불확실성이 높아진 정유업계에서 액침냉각은 지속가능항공유(SAF)와 함께 중장기적인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하는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수요가 늘어나면서 탄소 배출 역시 증가하고 있다"며 "탄소를 줄일 수 있는 액침냉각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개발을 서두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인 SK엔무브는 지난 2022년 국내 최초로 냉각 플루이드 개발을 시작하며 액침냉각 시장에 뛰어들었고, 미국 수조형 액침냉각 솔루션 전문기업 GRC에 지분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SK그룹 계열사들간의시너지를 살려 고객사에 액침냉각을 포함한 데이터센터 솔루션 패키지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반도체, SK텔레콤의 AI 소프트웨어, SK엔무브의 액침냉각 등을 결합한 패키지를 제공하는 식이다.

지난해 11월에는 SK텔레콤의 AI 데이터센터에 SK엔무브의 액침냉각유, GRC의 설비를 실증한 결과 전체 전력량의 37%를 절감하기도 했다.

안전성을 향상시키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SK엔무브는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데이터센터의 경우 윤활기유 기반으로 고인화점 달성이 가능한 제품을 개발 중이고, 데이터센터 서버사 인증과 연계해 솔루션 패키지 형태의 공급도 검토 중이다"고 밝혔다.

비교적 뒤늦게 뛰어든 에쓰오일은 사업 진출을 더욱 서두르고 있다. 올해 1분기 콘퍼런스콜을 통해 액침냉각 사업 진출을 공식화한 에쓰오일은 관련 팀을 신설한 뒤 연구개발(R&D)에 매진해 왔다.

현재는 다양한 시제품 라인업을 구축, 실증 평가를 진행하며 자사 제품의 효과를 검증하는 단계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액침냉각 수조와 관련해서도 복수 제조업체와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며 "올해 하반기 중 진행 경과를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 GS칼텍스도 지난해 말 액침냉각유 브랜드 '킥스 이머전 플루이드 S'를 출시했고, HD현대오일뱅크도 '엑스티어 E-쿨링 플루이드'를 상표 등록했다.

정유업계는 단기적으로는 액침냉각유 개발 완료와 함께 하반기 실적 개선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겨냥하고 있다. 정유업계는 올해 2분기 컨센서스를 하회하는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하반기엔 미국 금리인하 기대감, 산유국의 감산 등으로 정제마진이 회복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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