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의 '고객가치' 기술전략…"소재·공정 혁신과 선행기술 개발"
김제영 CTO, 뉴스레터 통해 '투트랙 전략' 제시
"2028년 건식 전극 제품 양산…리튬황·바이폴라 등 차세대 배터리도 개발"
- 최동현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LG에너지솔루션(373220)가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정체) 타개책으로 '제품 경쟁력 향상'과 '선행기술 확보'을 제시했다. 고밀도·저비용 배터리를 개발해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고, 배터리 관리 통합 솔루션(BMTS) 등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실현하겠다는 구상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김제영 LG에너지솔루션 최고기술책임자(CTO) 전무는 최근 고객사에 보내는 자사 뉴스레터 '배터리 플러스'(Battery Plus+) 인터뷰에서 "글로벌 배터리 시장의 상황은 치열하고 그 역학관계도 복잡다단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상황을 차분하게 바라보고 기본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은 기술 전략을 소개했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전기차 시장 정체로 고전 중이다. 국내 1위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은 올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58% 가까이 급감한 데 이어 전년 대비 올해 연간 매출 성장 목표치를 '20% 이상 역성장'으로 크게 낮췄다. 고객사를 비롯한 시장 우려가 커지자 김 전무가 직접 나서 LG에너지솔루션의 경쟁력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김 전무는 제품 경쟁력 향상과 관련해 "소재 기술 개발과 공정 기술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핵심 소재 개발을 통해 가격과 성능 모두에서 차별화된 배터리를 양산하고, 고유한 소재 기술과 다양한 공급처를 확보해 공급 안정성을 갖춘다는 전략이다. 니켈 함량을 40~60%로 줄여 단가를 낮춘 '미드니켈'(Mid-Ni) NCM 배터리가 대표적으로, LG에너지솔루션은 내년 양산을 준비 중이다.
김 전무는 공정 기술로는 '건식 전극 공정'을 핵심으로 꼽으면서 "현재 건식 전극 기술의 연구 단계를 넘어 파일럿 공정 개발을 진행 중"이라며 "빠르면 2028년에 이 공정을 도입한 제품을 본격 양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건식 전극 기술은 양·음극 활물질과 도전재, 바인더를 파우더 형태로 혼합해 전극을 제작하는 공정 기술이다. 별도의 열처리 과정이 없어 경제성이 높고, 고로딩 전극제조에 용이해 배터리 밀도를 높일 수 있다.
김 전무는 투트랙 전략의 다른 축인 '선행기술 개발'에 대해서는 'BMTS'를 대표 사례로 언급했다. BMTS는 기존 배터리관리서비스(BMS)에 고도화된 소프트웨어 기능을 결합해 배터리 전 생애주기를 통합 관리하는 솔루션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8000건에 달하는 특허를 기반으로 향후 BaaS(배터리 관리 서비스), EaaS(에너지 관리 서비스) 등 새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김 전무는 인공지능(AI) 기술 결합과 차세대 배터리 개발 성과도 소개했다.
그는 "LG에너지솔루션은 다양한 분야에 AI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며 "스마트팩토리에 AI를 접목하는 것은 물론, 양극재, 전해질 소재 개발을 위해 AI를 활용하여 데이터 기반 소재 연구(MI)를 진행하는 등 배터리 연구개발부터 제조까지 AI를 활용 중"이라고 말했다.
김 전무는 '전고체 배터리', '리튬황 배터리', '바이폴라 배터리'를 회사의 차세대 배터리 삼총사로 일컬으면서 "전고체 배터리는 2030년 이전에 양산한다는 목표로 연구개발(R&D)을 진행 중이며, 리튬황 배터리와 바이폴라 배터리 개발도 본격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리튬황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무게당 에너지밀도를, 바이폴라 배터리는 부피당 에너지밀도를 대폭 개선할 수 있다.
끝으로 김 전무는 "전기차 시장은 향후 지속 성장할 산업으로, 지금의 단계는 일종의 성장통"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산업의 성장 단계를 한발 앞서 준비하며,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꾸준히 R&D에 투자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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