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항공기' 빨아들이는 대한항공…"기단 현대화로 안전운항"

고효율 B787·A350 도입 계약…조원태 회장 취임 후 신기재 도입 속도
"신기재 도입으로 취항지 다양화 등 고객 경험 확대 가능"

22일(현지시간) 영국 햄프셔주 판버러공항에서 열린 '판버러 국제 에어쇼'(Farnborough International Airshow)에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오른쪽)과 스테파니 포프(Stephanie Pope) 보잉 상용기 부문 사장이 항공기 도입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기념 사진을 촬영하는 모습.(대한항공 제공)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국내 주요 항공사 가운데 대한항공(003490)이 보유한 항공기 평균 연령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신 기재를 꾸준히 들여오고 오래된 기재는 처분하는 등 기단 현대화에 공들인 결과로 보인다.

항공업계는 기단 현대화는 안전 운항을 고려한 장기적인 투자라며 승객에게 쾌적한 항공 여행을 제공하는 고객 중심 경영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효율적인 운항이 가능해져 새로운 노선 발굴 등 기반도 강화할 수 있다.

◇대한항공 항공기 평균 연령 11.4년…주요 국적사 중 가장 최신

31일 국토교통부 항공기 등록 현황에 따르면 대한항공 전체 항공기 평균 기령은 11.4년으로 항공기 등록 대수 기준 상위 5개 국적 항공사 중 가장 최신 기단을 구성하고 있다. 보잉 B737-8, B787-9·10, 에어버스 A321neo(네오) 등 신기재를 적극 도입한 결과다.

대한항공은 연료 효율이 떨어지는 노후 항공기를 점진적으로 퇴역시키고 신기재를 도입하고 있다. 특히 기단 현대화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취임 이후 속도를 내고 있다. 조 회장은 취임 첫해인 2019년에 이어 올해도 국제 에어쇼에 참석해 항공기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추가 구매 계약을 맺은 보잉 787 시리즈와 처음 도입을 결정한 에어버스 A350 계열 항공기는 장거리 운항이 가능한 고효율 기재다. B787-9는 최장 1만4010㎞를, A350은 최장 1만7970㎞를 운항할 수 있다. 현존 여객기 중 가장 긴 운항거리다. 인천에서 출발해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까지 한 번에 갈 수 있는 스펙이다.

◇'고효율 신기재' B787-9·A350, 적재적소 투입…"취항지 다양화"

대한항공은 고효율 신기재 투입으로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존 4발 엔진 항공기는 착륙할 수 있는 공항이 제한적이고, 연비를 고려하면 대규모 수요가 있는 노선에만 활용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반면 쌍발 중대형기는 연료 효율이 뛰어나 취항지별 수요에 맞춘 적정 크기의 항공기를 적재적소에 투입할 수 있다. 해외 중소 도시에도 직항 노선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조원태 회장은 "과거와는 달리 항공 여행 경험은 보편적이고 일상적"이라며 "고객들의 니즈도 구체적이고 다양한 모습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아시아나항공과 기업결합 완료 이후 기단 현대화 의미는 더 커진다고 강조했다. 아시아나항공과 중복되는 노선을 재배치해 출발·도착 시간대를 다양화할 수 있고, 새로운 취항지도 발굴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동북아시아 항공사가 거의 취항하지 않는 새로운 노선을 발굴하면 국내 출발 여행객은 물론 인천국제공항 환승객 수요도 충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이 787-10에서 처음 선보인 ‘프레스티지 스위트 2.0.(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은 신규 항공기에 새로운 콘셉트의 기내 인테리어를 적용할 계획이다. A321-neo와 B787-10 프레스티지 클래스와 이코노미클래스에 한국 전통의 미를 반영한 디자인을 선보인다.

◇대한항공 "신기재 도입, 안전 운항 위한 장기적 투자"

대한항공은 신기재 도입은 안전 운항을 위한 장기적인 투자라고 강조했다.

B787과 에어버스 A350은 안전 운항을 뒷받침하는 시스템은 물론 신소재 적용으로 연료 효율성도 높다. 또 보잉과 에어버스 두 회사의 주력 기종으로 제조사 차원의 엄격한 관리와 생산 과정을 거친다.

이번 영국 판버러 국제 에어쇼에서 최초 도입 계약을 체결한 최신형 보잉 777-9는 내년 상반기 상업용 운항을 개시할 예정이다. 보잉은 올해 7월 미국 연방항공청(FAA) 형식 검사 승인을 취득하고 현재 시험 비행 중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신기재 도입으로 고객은 최신형 항공기를 탈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며 "효율성이 높은 기재를 활용해 새로운 노선을 개발하고 고객에게 다양한 선택지와 안전한 항공 여행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yagoojo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