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자존심' 회복한 삼성전자…상반기 영업익 SK하이닉스 추월

삼성전자 상반기 영업익 8조3600억…SK하이닉스 8조3545억
'HBM 선두' SK 실적 성장세 주목…양사 경쟁 속 하반기도 맑음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상반기 'K-반도체' 영업이익 왕좌는 삼성전자(005930)가 차지했다. 경쟁사 SK하이닉스(000660)에 근소한 차로 앞섰다. 양사의 경쟁 속 슈퍼사이클(초호황기)까지 올라탄 K-반도체는 당분간 순항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 10조 4439억 원, 매출 74조 683억 원으로 각각 집계됐다고 31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무려 1462.3%, 매출은 23.4% 늘었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호실적을 견인했다. DS 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은 6조 45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앞선 1분기 영업이익(1조9100억 원)을 감안하면 상반기 영업이익은 8조 3600억 원이다.

앞서 성적표를 내놓은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은 5조 4685억 원이다. 1분기 영업이익(2조 8860억 원)을 더하면 8조 3545억 원이다.

단순히 계산하면 삼성전자의 상반기 영업이익이 SK하이닉스보다 55억 원 많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견주는 실적을 낸 SK하이닉스의 성장이 두드러진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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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양사가 호실적을 낸 건 '메모리의 힘'이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역할이 컸다. 인공지능(AI) 붐을 타고 HBM 수요가 폭발하며 수익성이 대폭 개선됐다. HBM은 AI 반도체 패키지의 핵심 메모리다.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각각 1, 2위다.

프리미엄 낸드플래시인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도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 AI 학습·추론을 위해서는 대용량의 데이터 저장장치가 필요한데, 빅테크 업체를 중심으로 eSSD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상황이다. eSSD는 삼성전자가 1위, SK하이닉스가 2위다.

양사의 경쟁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3·4분기에도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연간 기준 영업이익이 25조~30조 원대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하반기 실적 가늠자도 역시 HBM이다. 이미 'AI 반도체 공룡' 미국 엔비디아와 손을 꽉 잡은 SK하이닉스는 3분기부터 5세대 HBM(HBM3E) 12단 제품 양산을 시작하고 4분기부터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에 공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도 엔비디아에 4세대 HBM(HBM3) 납품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HBM3E 8단 및 12단 인증도 임박한 상황이다.

kjh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