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조선 '슈퍼사이클' 타고 훨훨 날았다…곳간 꽉 채우고 수익성 '쑥'
HD한국조선해양, 영업익 5배↑…삼성重도 10년만 '분기 1000억' 이익
한화오션도 적자 줄이고 상반기 '흑자 전환'…선별 수주로 실적 '청신호'
- 최동현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국내 조선업계가 16년 만에 돌아온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을 타고 훨훨 날았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5배 넘게 뛰었고, 삼성중공업도 10년 만에 분기 영업이익 1000억 원을 돌파했다. 한화오션도 2분기 적자 폭을 94% 개선하고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섰다.
◇HD한국조선해양, 영업익 5배 '껑충'…한화오션도 상반기 '흑전'
27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의 조선·해양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009540)은 올 2분기 매출액 6조6155억 원, 영업이익 3764억 원을 잠정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각각 21.3%, 428.7%씩 증가했다. 고부가가치 선종을 골라 계약하는 '선별 수주' 전략으로 수익성을 개선하고, 동시에 비용을 크게 줄인 덕이다.
산하 3개 조선 자회사도 일제히 '흑자 행진'이다. HD현대중공업(329180)과 HD현대삼호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5.5%, 182.2% 증가한 1956억 원과 1755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 조선 부문 실적을 이끌었고, HD현대미포(010620)도 174억 원의 영업이익으로 7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다.
삼성중공업(010140)도 2분기 매출액 2조5320억 원, 영업이익 1307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각각 30.1%, 121.9%씩 실적이 뛰었다. 삼성중공업의 분기 영업이익이 1000억 원을 넘어선 것은 2014년 4분기 이후 10년 만이다. 삼성중공업은 하반기에도 실적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오션(042660)은 2분기 영업손실 96억 원을 기록했지만, 전년 동기(영업손실 1590억 원)과 비교하면 적자 폭을 94% 줄였다. 한화오션의 상반기 누적 매출액은 4조 8197억 원, 영업이익은 433억 원, 순이익은 236억 원으로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흑자로 돌아섰다.
한화오션이 2분기 적자를 낸 까닭은 컨테이너 적자호선 등 1400억 원 규모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과거 대우조선해양 시절 쌓아뒀던 저가수주 물량이 현재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한화오션은 내년 상반기까지 적자수주 물량의 90%를 해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운 수요 뛰자 '신조선가'도 상한가…美 대선 기대감도 '솔솔'
조선업계가 세계적인 경기 침체 속에서 '나 홀로 호황'을 맞은 것은 역대 최고치를 찍은 '신조선가' 때문이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이달 12일 신조선가지수는 187.78로 올 들어 가장 높다. 해당 지수가 180을 넘어선 것은 2008년 슈퍼사이클 이후 처음이다.
중국발(發) 물량 밀어내기와 홍해 사태 등으로 글로벌 해운 운임과 선박 건조 수요가 급증했고, 신조선가도 연일 상한가를 치는 상황이다. 이에 HD한국조선해양은 연간 수주 목표액(135억 달러)의 97%를 상반기(6월30일)에 채웠고, 이날까지 총 162억7000만 달러를 수주해 목표치를 20% 이상 초과했다.
삼성중공업도 올해 상반기 기준 연간 목표 97억 달러 중 가운데 49억 달러를 수주해 연간 목표 51%를 채웠고, 한화오션도 53억3000만 달러를 수주해 반년 만에 지난해 전체 실적(35억2000만 달러)을 훌쩍 넘어섰다.
조선사들은 이미 3년 치 일감을 채우고 고부가가치 선종 중심의 '선별 수주' 전략을 채택하고 있어 실적이 꾸준히 우상향할 전망이다. 대표적으로 한화오션은 2분기 전체 매출에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렸고, 3분기에는 60%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대세론'이 부상한 점도 업계 기대를 모으는 대목이다. 시장에서는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신재생에너지 대신 화석연료에 대한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LNG선 발주가 늘어나면서 호황기가 길어질 수 있다.
한화오션은 전날 콘퍼런스콜에서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사업 영향 전망에 대해 "미 대선 결과가 LNG선 발주에 중요한 영향을 줄 것"이라며 "결과에 따라 LNG 신규 파이프라인 승인 가속화로 신조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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