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이 끌고 전력이 밀었다"…HD현대 2분기 영업익 86% '쑥'(종합)

HD한국조선해양, 영업익 전년比 428%↑…조선 3사 흑자에 올해 첫 배당
전력수요 증가에 HD현대일렉 영업익 257%↑…HD현대마린솔루션도 '방긋'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2024.1.11/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HD현대(267250)가 올 2분기 9000억 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보다 실적이 80% 넘게 늘었다. 정제마진 감소와 건설경기 침체로 정유와 건설기계 부문이 고전했지만, 조선업과 선박 유지·보수(MRO), 전력기기 사업이 호황을 만나면서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

HD현대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17조5549억 원, 영업이익 8799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4%, 86.2%씩 증가했다고 25일 공시했다. 올해 상반기 누적 매출액은 34조693억 원, 영업이익은 1조6735억 원이다.

실적 견인차는 '슈퍼사이클'을 만난 조선업이다. 조선·해양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009540)은 매출액 6조6155억 원, 영업이익 3764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21.3%, 428.7%씩 늘었다. '선별 수주' 전략으로 수익성을 개선하고, 생산 안정화로 비용을 절감한 덕이다. 특히 친환경 이중연료 선박 등 고부가가치 선박 매출이 실적에 본격 반영된 점이 컸다.

HD현대 계열 조선 3사도 일제히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HD현대중공업(329180)과 HD현대삼호는 각각 185.5%, 182.2% 증가한 1956억 원과 1755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 조선 부문 실적을 이끌었다. 특히 HD현대미포(010620)는 174억 원의 영업이익으로 7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분사(중간 지주사) 출범 후 처음으로 올해 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 성기종 HD한국조선해양 IR 담당 상무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조선 3사 모두 흑자가 이루어진 상황"이라며 "7~8년 만에 처음으로 올해 배당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HD현대중공업 제공)

HD현대오일뱅크는 매출액 7조8440억 원, 영업이익 734억 원으로 각각 12.5%, 103.3% 증가했다. 다만 정제마진 하락과 휘발유·경유 등 경질유 제품군의 시황 악화 영향으로 1분기보다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하반기 산업 수요 증대 및 겨울철 난방유 사용 증가 등으로 시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바이오연료 등 친환경 제품 공급을 늘려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글로벌 건설기계 시장 침체 여파로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6.4%, 37.5% 줄어든 2조131억 원, 1694억 원을 기록했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금리 인하와 인프라 투자 확대로 하반기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영업망 확충 및 신제품 출시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HD현대일렉트릭(267260)은 글로벌 전력인프라 수요 확대에 힘입어 매출이 42.7% 늘어난 9169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57.1% 증가한 2100억 원을 달성해 영업이익률 22.9%를 기록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443060)은 친환경 규제 강화에 따른 선박 애프터마켓(AM) 사업 호조세와 디지털 솔루션 사업의 확대로 전년 동기보다 20.2% 늘어난 4379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9.6% 늘어난 710억 원을 기록했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매출 1128억 원과 영업이익 79억 원, HD현대로보틱스는 매출 697억원과 영업이익 3억 원을 기록, 두 계열사 모두 3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다.

HD현대 관계자는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 사업군별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한 맞춤형 전략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며 "하반기에도 수익성 위주의 영업전략을 통해 안정적인 실적 흐름을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