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골드러시 때 돈번 건 청바지·곡괭이…AI 시대 반도체가 그래"

대한상의 제주포럼 'AI 토크쇼' 참석
"2~3년간 엔비디아 적수 없을 것"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19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진행된 최수연 네이버 대표와의 'AI 토크쇼'에서 대담을 하고 있다.(대한상의 제공) 2024.7.19/뉴스1 ⓒ News1 김재현 기자

(제주=뉴스1) 김재현 기자 =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은 19일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미국 엔비디아에 대해 "향후 2~3년 동안은 거의 적수가 없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은 이날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진행된 최수연 네이버 대표와의 'AI 토크쇼'에서 "엔비디아는 하드웨어도, 소프트웨어도 우수하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엔비디아의 AI 가속기(하드웨어)는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이 80%에 이른다. 엔비디아의 AI 개발 소프트웨어인 '쿠다'(CUDA)도 독보적이다. 쿠다는 엔비디아의 AI 가속기에서만 구동돼 수년간 이를 사용한 AI 개발자들은 엔비디아 제품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태원 회장은 "하드웨어는 비슷하게 만들 수는 있어도 이를 구동하는 소프트웨어를 단시간에 만들 방법이 없기 때문에 향후 2~3년간은 무너지기 힘들다고 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현재 AI로 돈을 버는 모델이 정확히 나오지 않고 있다"며 "지금은 거대언어모델(LLM) 경쟁 중이고 좋은 LLM을 만들면 기업은 '돈은 자연스레 벌겠지' 하는 상황인데 이런 시간이 2~3년 간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엔비디아의 대항마에 대해서는 "엔비디아의 칩을 쓰는 MS나 구글, 아마존도 칩을 따로 만들고 있는데 그들의 경쟁력이 올라오느냐에 따라, 또 AMD나 암(ARM) 등이 칩을 더 싸게 만들 수 있느냐에 따라 엔비디아가 무너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은 AI 산업을 '골드러시'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골드러시 때 금을 캐려는 사람들에게 청바지나 곡괭이를 파는 기업이 돈을 벌었다"며 "AI 시대에는 AI라는 금광을 캐기 위해 청바지·곡괭이(반도체)를 파는 기업이 돈을 버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수연 대표를 바라보며 "(금을 캐는) 네이버가 돈을 벌어야 한다"며 "그래야 저희(SK그룹)가 AI 데이터센터 등을 통해 적은 비용으로 금을 캘 수 있도록 도와드린다"고 웃었다.

최태원 회장은 최근 미국 출장에서 빅테크 CEO들과의 잇단 회동 성과에 대해 "반도체 단품을 파는 얘기보다는 AI 데이터센터가 필요하다는 얘기들을 많이 들었다"며 "AI 데이터센터를 다 만들 수는 없지만 저희 소재들을 활용해 효과적인 AI 데이터센터를 어떻게 만들 수 있느냐가 숙제가 됐다"고 말했다.

kjh7@news1.kr